신정식 한국남부발전 사장이 발전연료로 사용되는 액화천연가스(LNG)의 직도입을 추진한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액화천연가스발전이 늘어나게 되면서 발전에 필요한 액화천연가스를 직접 수입해 남부발전의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5일 남부발전에 따르면 신 사장은 그동안 한국가스공사를 통해 공급받던 액화천연가스를 직접 수입하는 직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신 사장은 4일 신년사에서 “석탄발전 총량제한제 등 제도 변화로 우리 회사의 재무구조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액화천연가스 직도입을 통한 연료비 절감 등 전력생산체계 전반에 걸쳐 대폭적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한 질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액화천연가스를 직접 수입하는 것이 가스공사를 거쳐 수입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액화천연가스를 들여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발전공기업 5곳 가운데 한국중부발전만이 2015년부터 액화천연가스 직도입을 하면서 발전연료비를 절감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절감한 연료비는 909억 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으로 이와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 가격이 내려가면서 중부발전은 한층 저렴하게 액화천연가스를 들여오게 됐고 이에 힘입어 발전공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중부발전은 2019년 3분기까지 영업이익 877억 원을 냈지만 2020년 같은 기간 2345억 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남부발전은 2019년 3분기까지 영업이익 2295억 원을 냈지만 2020년 3분기에는 862억 원으로 줄었다.
신 사장은 정부에서 석탄화력발전을 액화천연가스발전으로 대체하는 계획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어 더 많은 액화천연가스가 필요한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확정한 9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34년까지 노후 석탄화력발전 30기를 폐기하고 액화천연가스발전 24기를 신설한다.
남부발전도 2033년에 설계수명이 끝나는 하동 석탄화력발전 6기를 모두 액화천연가스발전으로 전환해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차례로 준공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두고 있다.
신 사장은 액화천연가스 직도입을 위한 계약과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신 사장은 지난해 7월부터 비상경영추진단을 꾸린 뒤 액화천연가스 직도입 추진을 통한 비용 절감을 신규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2023년부터 10년 동안 액화천연가스 48만 톤을 구입하는 계약과 2027년부터 7년 동안 50만 톤을 들여오는 계약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남부발전은 하동발전본부와 삼척발전본부의 유휴부지에 액화천연가스를 저장하고 운송할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 인수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 인수기지가 세워지면 남부발전이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해 건설하는 액화천연가스발전소에 연료를 공급하게 된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액화천연가스 매매계약은 현재 진행 중이며 액화천연가스 인수기지의 착공시점은 타당성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