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마일리지 통합을 어떻게 처리할까?
27일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마일리지를 하나로 통합해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통합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불만을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대한항공은 우선 마일리지 통합 비율을 놓고 소비자들 사이에 불이익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마일리지 통합에는 어느 정도의 유예기간이 적용되겠지만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가 같은 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대한항공이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노선을 더 많이 들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와 같은 가치를 놓고 바라보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2019년 기준 대한항공의 여객 노선 수는 112개지만 아시아나항공은 71개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통합 과정에서 멤버십 등급 산정도 다시 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모닝캄 클럽(5만 마일), 모닝캄 프리미엄 클럽(50만 마일), 밀리언 마일러 클럽(100만 마일) 등 3가지 등급을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골드(2만 마일), 다이아몬드(4만 마일), 다이아몬드플러스(10만 마일), 프래티늄(100만 마일) 등 4가지 등급으로 멤버십 등급을 나누고 있다.
대한항공으로서는 아시아나항공 고객들이 등급이 달라짐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등급 구성을 재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한항공은 두 항공사가 가입한 글로벌 항공동맹이 달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현재 에어프랑스, 델타항공 등과 함께 항공동맹 스카이팀 소속이고 아시아나항공은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가입한 항공동맹 스타얼리아언스 소속이다.
소비자들은 그동안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에서 적립한 마일리지로 같은 항공동맹에 속한 항공사의 티켓을 발권하거나 좌석을 높은 등급으로 바꿀 수 있었다.
특히 스타얼라이언스는 타이항공, 에티하드 등 국내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외국항공사들도 가입돼 있어 이들 항공사를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이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쌓았던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항공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하고 스카이팀으로 옮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콘티넨탈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의 합병이나 란항공과 탐항공의 합병에서 인수기업 쪽의 항공동맹으로 편입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으로서는 스타얼라이언스에 소속된 항공사들을 이용하려고 마일리지를 쌓았던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시스템이 어떻게 돼 있는지 모른다"며 "이는 실사를 통해 확인한 뒤 신중하게 검토해서 구체적 통합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