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창민 DLE&C 대표이사 내정자가 건설업 경험 부족에도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를 분할해 출범하는 DLE&C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
시장에서는 경험 부족의 우려보다는 LG전자를 거친
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 부회장이 마 내정자와 비슷한 조건에서 회사를 맡아 성과를 낸 점을 감안했을 때 LG전자 마케팅에서 잔뼈가 굵은 마 내정자도 안정적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많다.
▲ 마창민 DLE&C 대표이사 내정자. <대림산업> |
22일 대림산업에 따르면 마 내정자는 11월 말부터 대림산업 경영지원본부장으로 근무하며 업무 파악을 해오고 있다.
마 내정자는 내년 1월4일 열리는 DLE&C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된다.
배 부회장이 2019년 10월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에 오르기 직전 약 3개월 동안 대림산업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던 것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 대표직을 맡을 준비를 한 것이다.
대림산업은 내년 1월1일 지주사인 DL홀딩스와 건설사인 DLE&C로 인적분할하고 DL홀딩스에서 석유화학사인 DL케미칼을 물적분할한다.
마 내정자가 취임하면 대림그룹(DL그룹)의 핵심인 DLE&C는 건설업 경험이 없는 LG전자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가 연이어 대표를 맡게 된다.
이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건설업계에서 상당히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배 부회장과 마 내정자는 모두 대림그룹에 영입되기 전까지 LG전자에서 마케팅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2000년대 초반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 LG전자 휴대폰사업의 전성기를 함께 이끌기도 했다.
LG전자에서 대림그룹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도 LG전자 부회장출신인 남용 대림그룹 이사회 의장과 인연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 내정자가 경험이 없는 건설업에서 대표 수행을 앞두고 있지만 비슷한 출발을 했던 배 부회장처럼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 것이라고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박형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DLE&C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더라도 앞으로 연간 영업이익 9천억~1조 원을 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는 국내건설사 가운데 영업이익 규모가 큰 편인데 DLE&C가 분할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대림산업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7조2333억 원, 영업이익 8460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11.9% 늘었다.
배 부회장이 이끄는 건설사업부는 대림산업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3분기까지 약 8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림산업이 올해 1조2천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사업부에서만 영업이익 1조 원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카리플렉스 등 자회사 실적이 올해부터 연결실적으로 편입된 효과가 있지만 코로나19로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 부회장이 대림산업을 잘 이끌었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DLE&C가 대림산업 분할계획에 따라 재무적으로 다소 불리한 출발을 해야 한다는 점은 마 내정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분할계획을 살펴보면 DLE&C는 분할 전 대림산업의 자본 55.6%, 채무 72.1%를 들고 가도록 돼 있어 분할 이후 더 큰 재무적 부담을 지게 돼있다.
이 때문에 마 내정자는 취임 이후 수익성이 높은 주택사업 중심으로 DLE&C를 이끌어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주택사업에 무게를 두는 방식으로 경영을 펼친다면 장점인 마케팅 능력을 활용할 범위도 넓어질 수 있다.
주택사업에서 최근 브랜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데 마 내정자에게는 이런 상황이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마 내정자는 1968년 태어났다. 미국 메리마운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 존슨앤존슨에서 LG전자로 영입돼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했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 모바일그룹장으로 일하다 9월에 대림그룹에서 내정자로 발표했고 11월 말 대림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