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이 부산 신항만 개발공사에 들어갔다.
정몽규 회장은 이 사업으로 현대산업개발이 주택 일변도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 부산 신항만 개발, 28년 동안 운용수익 얻어
16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컨테이너터미널 주식회사는 11일 착공식을 열고 부산 신항만 2-4단계 컨테이너 부두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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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
현대산업개발은 컨테이너 부두가 완공되면 28년 동안 운영권을 확보하고 지분 수익을 얻는다. 이 공사는 최소운영수입 보장 없이 순수 민간자본으로 진행된다.
현대산업개발에게 컨테이너 부두 운영사업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산항 신항 2-4단계 개발사업은 2013년 현대산업개발과 현대상선이 5대5 합작으로 해양수산부와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으나 현대상선이 해운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자 한동안 지연됐다.
사업 주최인 부산컨테이터미널 지분은 현대산업개발이 67%를 보유하고 있는데 앞으로 산업은행이 출자하면 현대산업개발과 산업은행이 40%씩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부산컨테이너터미널의 경영권은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하게 된다. 김성일 현대산업개발 상무가 현재 부산컨테이너터미널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 사업포트폴리오 다양화
정 회장은 이번 사업으로 현대산업개발의 주택사업 비중을 낮춰 위험을 분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산업개발이 올해 3분기에 거둔 매출 8천억 원 가운데 주택사업 비중은 75%에 이른다. 토목공사 비율은 12%밖에 되지 않는다.
현대산업개발은 부산컨테이너터미널로부터 5600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는 앞으로 5년 동안 진행된다. 공사금액이 지난해 전체매출의 12.5%에 이른다.
현대산업개발은 주요 건설사 가운데 주택건설 부문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올해는 주택경기의 호황으로 수혜를 입었지만 국내 주택시장이 침체될 경우 타격을 가장 심각하게 받게 될 수도 있다.
바로 이 대목이 정 회장의 고민이기도 하다. 정 회장은 올해 들어 몇 차례나 “현대산업개발은 종합 부동산·인프라 플랜트 개발사로 발돋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이번 사업에 대해 증권사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산업개발이 2016년 신규사업 투자확대로 도약을 준비한다”며 “현대산업개발을 기존의 주택시장 강자에서 종합부동산개발사로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업으로 현대산업개발의 IT계열사인 아이콘트롤스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콘트롤스의 주력사업 중 하나가 항만정보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아이콘트롤스가 부산신항만 운영정보시스템 용역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아이콘트롤스는 2008년에도 현대산업개발이 공사한 부산신항 2-3단계 개발사업에서 항만운영정보시스템 용역을 수행했다.
아이콘트롤스 지분은 정 회장이 29%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콘트롤스는 순환출자를 통해 지배구조를 관통하는 핵심계열사다. 현대산업개발 계열사들 중 유일하게 현대산업개발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콘트롤스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의 70%를 현대산업개발에게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우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