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등 증권사들이 이른바 '동학개미' 효과로 호실적을 낸 데 힘입어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증시를 놓고 장밋빛 전망이 우세해 증권사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연말 고배당을 실시할 것이란 기대도 높다.
 
동학개미 덕에 증권주 훨훨, 미래에셋대우 3월 저점 대비 185% 급등

▲ 미래에셋대우(왼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로고.


13일 한국거래소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11일 종가 기준으로 758.73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최저점까지 내렸던 3월23일 지수 333.99와 비교해 127.17%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90.03% 오른 것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성장세라고 할 수 있다. 

KRX증권지수는 증시에 상장된 증권사 13곳을 구성종목으로 산출하는 지수다. 코스피지수나 코수닥지수 등 시장전체를 반영하는 시황지수와 달리 상장 증권사의 주가흐름을 반영하는 지표다. 

지수 산출에 포함되는 종목의 시가총액 상위 6종목을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이 속한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있다.

이 가운데 11일 종가가 3월 코로나19에 따른 주가 급락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11일 1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2주 최저가를 보인 3월19일 3505원과 비교해 185.31% 급등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200억 원으로 4분기에 영업이익이 1800억 원을 넘기면 연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달성하게 된다. 

4분기에도 증시 호황이 이어지는 점,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 1526억 원이었던 점을 놓고 봤을 때 영업이익 1조 원 달성 가능성이 유력시된다. 

키움증권이 미래에셋대우의 뒤를 이었다. 키움증권의 11일 종가는 13만4천 원으로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가장 낮았던 3월19일 5만 원 보다 168% 뛰었다. 

키움증권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 2637억 원을 거뒀다.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 2005년부터 11년 연속 위탁매매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데 힘입어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을 제치고 3분기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2021년에 코스피가 3000을 넘길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는 만큼 키움증권의 실적 증가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11일 7만9천 원에, 삼성증권 주가는 4만2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3월23일 보인 52주 최저가 3만 원, 2만450원과 비교해 각각 163.33%, 107.33% 올랐다.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등은 증시 거래대금 급증에 힘입어 실적 호조를 보였다. 코로나19 이전 주가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2월4일(10만700원), 키움증권 12월7일(14만5천 원), 삼성증권 12월4일(4만3800원), 한국금융지주 9월15일(8만9100원) 각각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연말 배당시즌을 앞두고 전통적 고배당 종목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증권주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가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뱅크가 9월 본격적으로 상장을 추진하면서 지분가치가 부각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의 활발한 증시참여에 힘입어 실적은 늘었지만 주가 흐름이 비교적 아쉬운 증권사도 있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의 52주 최고가는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26일에 머물러 있다. NH투자증권은 1만3300원, 메리츠증권은 4065원이다. 

NH투자증권 주가는 11일 1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월23일 6300원에 거래된 52주 최저가와 비교해 93.65% 늘었다.
 
NH투자증권은 3분기에 순이익 2397억 원을 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3분기 누적 순이익 501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6%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의 3분기까지 누적 수수료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해 호실적을 이끌었음에도 주가 흐름이 아쉬운 이유로는 옵티머스펀드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꼽힌다. 

메리츠증권증권의 11일 종가는 3895원으로 최근 1년 동안 주가가 가장 낮았던 3월19일 2020원 보다 92.82% 상승했다. 

메리츠증권의 주요 수익원이 소매금융이 아닌 부동산금융이기 때문에 증시 호황의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으며 금융당국의 부동산금융규제에 따른 불확실성과 수익 악화 우려가 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