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일대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의 재건축사업 진행에 속도가 나고 있다.
16개 단지로 구성된 상계주공아파트는 10개 단지가 2천 세대가 넘을 만큼 규모가 크다.
모든 단지가 1980년대 말 입주를 마쳐 재건축사업 추진 연한 30년을 충족해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상계주공 5단지는 지난해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정비구역 지정을 눈앞에 뒀다.
상계주공 6단지는 8월에, 1단지는 11월에 각각 예비안전진단(D등급)을 통과해 정밀안전진단 평가를 앞두고 있다.
나머지 단지들도 모두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또 상계주공 8단지와 맞닿아 있는 상계보람아파트도 11월 예비안전진단(D등급)을 통과하고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상계보람아파트는 3315세대로 노원구 단일 아파트 단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시장의 주목도가 높다.
노원구에는 낙후된 지역이 많기 때문에 27일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상계2구역 재개발사업과 같이 재건축 이외의 도시정비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정책 방향도 이런 시선에 힘을 싣는다.
한화건설은 상계주공아파트 가운데 재건축사업을 가장 먼저 마친 사업실적 기반을 토대로 중장기적 수주기회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건설은 2016년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 단지 가운데 가장 먼저 추진된 8단지 아파트 재건축사업을 통해 탄생한 '포레나 노원'의 입주를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은 2016년 이 사업 시공사로 선정된 뒤 2018년 당시 '상계 꿈에그린' 이름으로 분양을 마쳤다. 이후 2019년 8월 포레나를 출시하고 입주 예정자들의 요청에 따라 같은 해 12월 단지명을 '포레나 노원'으로 바꿨다.
2018년 당시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6억 원대였는데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 단지의 호가가 10억 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건설은 최근 포레나 아파트단지들의 분양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브랜드 가치를 지속적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최근 부동산 리서치회사 닥터아파트의 아파트 브랜드파워 조사에서 시공능력평가 11위인 한화건설의 포레나가 일부 10대 건설사 브랜드보다도 높은 7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화건설은 포레나를 출시한 뒤 지속적으로 서울 도시정비사업 진출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가장 최근에는 9월 제기동 제기6구역 재개발사업에서 SK건설에 밀리며 시공권을 잡지 못했다.
서울이 아닌 수도권에서는 11월 인천 산곡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대형건설사 컨소시엄인 GS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에 지며 대형건설사와 맞붙기에는 다소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에 시공경험을 갖춘 노원구와 같은 서울 외곽지역에서부터 도시정비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포레나 노원은 상계주공아파트 첫 재건축사업 단지로서 주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렇게 다져놓은 입지를 통해 주변 재건축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재건축사업이 단기간에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화건설이 서울 도시정비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게 된다면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개발사업과 함께 확실한 성장동력을 갖출 수 있다.
한화건설은 수익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올해 대전역 역세권 개발사업 등 굵직한 개발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대규모 개발사업인 대전 하수처리장 이전사업 공모에도 참여하고 있다.
도급공사는 개발사업보다 수익성이 낮지만 서울 도시정비사업은 도급공사 가운데 수익성이 양호해 한화건설의 수익성 중심 기조에 힘을 더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