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의 자동차 전장부품사업 '보쉬'처럼 만들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에 진출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방침에 따라 인수합병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전장부품사업과 관련해 독일 기업인 보쉬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신설한 데 이어 해외에서 전장 관련업체를 인수합병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매출규모 4조원 안팎의 해외 부품회사 한곳을 놓고 인수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전장부품사업에 특화됐는데 삼성전자의 반도체, 통신 기술력 등이 더해지면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내부에서 사업역량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꼭 필요한 영역은 적극적으로 인수합병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는 부품 하나만 잘못되어도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어 협력사와 신뢰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신뢰를 자체적으로 쌓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해 이를 단번에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인수합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독일의 자동차 전장 부품업체 보쉬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쉬는 지난해 매출 442억 달러(약 52조 원)를 거둔 세계 1위 자동차 전장기업이다. 길거리에 다니는 차량의 거의 전부에 보쉬 부품이 하나 이상 들어가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삼성전자와 보쉬는 정밀금형 기술에 기반을 둔 가전제조사로 출발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삼성전자는 1970년 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만들며 쌓은 정밀금형 기술에 전자•정보기술(IT) 등을 더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보쉬도 냉장고, 라디오, 난반기 등을 만들면서 습득한 노하우로 자동차 변속, 인포테인먼트, 전자제어 등 전장 부품을 개발해 세계 1위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올라섰다.

삼성전자와 보쉬는 예전에 손을 잡은 적도 있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 주도로 2008년 보쉬와 제휴해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사 ‘SB리모티브’를 만들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보쉬가 이후 독자 배터리 개발에 나서면서 합작은 깨졌지만 당시 함께 일하면서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에 대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충분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