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수소연료전지발전소뿐 아니라 바이오가스, 풍력발전, 태양광발전으로 신재생에너지사업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대건설은 기존사업에서 풍부한 수주잔고를 확보한 데다 재무구조도 좋아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확대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29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경기도 시흥 클린에너지센터를 이르면 12월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흥 클린에너지센터는 하루 400톤 이상의 음식물 폐기물과 하수 찌꺼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로 시흥시 맑은물관리센터 내 1만7700㎡ 부지 지하에 지어진다.
음식물 폐기물과 하수 찌꺼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매년 바이오가스 45만㎥를 생산하게 된다.
현대건설은 시흥 클린에너지센터를 완공한 뒤 20년 동안 운영하게 돼 바이오가스사업과 관련한 전반적 노하우를 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전략 방향에 맞춰 수소연료전지발전소로 신사업에 시동을 걸었는데 바이오가스시설 운영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폐기물 처리로 생산되는 바이오가스는 발전시설이나 자동차 연료로 전환돼 사용될 수 있어 신재생에너지로 가치가 커지고 있다.
바이오가스 관련 사업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그린뉴딜의 주요정책에 포함돼 있다. 또 세계 바이오가스시장은 매해 5% 이상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바이오가스사업 관련 특허 17건을 보유하고 있어 바이오가스시장 성장에 맞춰 사업을 확대하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수소연료전지발전에 사용되는 수소를 생산하는 데 바이오가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현대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사업과 시너지도 날 수 있다.
현대건설은 바이오가스뿐 아니라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에서도 추가로 사업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난해 60MW 규모의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를 준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뿐 아니라 대만과 일본에서도 풍력발전소 시공을 노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지분투자를 통해 풍력발전 운영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태양광에너지사업에서는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65MW 서산 태양광단지를 건설한 뒤 자회사 현대에코에너지를 통해 운영까지 맡고 있다.
박동욱 사장은 10월 '현대건설 2025 전략'을 통해 현대건설의 신사업 방향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제시했다.
박 사장은 현대건설 2025 전략을 발표하며 "앞서가는 미래 투자전략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하며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신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건설은 최근 내놓은 2022년까지의 배당정책에서 매년 영업이익의 50%를 신사업 등에 재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박 사장은 올해 초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새 사업역량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우선 신재생에너지를 현대건설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기존 사업의 풍부한 수주잔고와 함께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어 신사업을 키우는 데 든든한 밑바탕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성정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신재생에너지사업과 관련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 적극적으로 육성될수록 현대건설과 같은 충분한 자본 능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21조8921억 원 규모의 새 일감을 따냈다. 올해 신규수주 목표 25조1천억 원 가운데 87%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고 수준인 현금 및 현금성자산 3조5천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 부채비율도 113.3%에 그친다. 건설사는 각종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부채비율을 200% 수준으로만 유지해도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과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치며 현대차그룹의 재무 전문가로 평가되는 박 사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0년 동안 시흥 클린에너지센터를 운영하는 등의 경험을 통해 바이오가스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운영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있다"며 "우수한 자금 동원능력을 바탕으로 지속적 성장을 위한 투자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