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최고창작책임자(CCO)가 걸그룹 ‘니쥬’의 흥행을 발판 삼아 글로벌 오디션을 통해 아이돌을 키우는 전략에 더욱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JYP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박 CCO는 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글로벌 오디션을 열어 현지에서 활동하는 아이돌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최고창작책임자(CCO). |
JYP엔터테인먼트는 먼저 2021년 중국에서 남성 아이돌 1팀의 데뷔를 계획하고 것으로 알려졌다. 박 CCO는 일본 프로그램에서 현지 남성 아이돌을 키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남성 아이돌은 니쥬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멤버를 선정한 뒤 JYP엔터테인먼트의 기획과 코칭에 따라 육성될 가능성이 높다.
JYP엔터테인먼트 3분기 실적보고서에도 신인 아티스트의 캐스팅 후보군을 확대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 오디션을 계속 열겠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구체적 계획으로서 아시아 주요 국가에 영향력이 있는 미디어매체와 제휴해 브랜드를 내세운 오디션을 여는 방안이 제시됐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아시아시장에서 신인 아티스트를 캐스팅하는 동시에 우리 회사의 브랜드를 아시아 지역에 홍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CCO는 중장기 계획으로 아시아가 아닌 지역에서도 글로벌 오디션을 기반으로 현지에서 활동할 아티스트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8월 글로벌 경제지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을 기반으로 하는 걸그룹 경쟁 프로그램에 관한 논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 COO는 이에 앞서 8월 국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도 “세계적 회사가 나오려면 일본, 멕시코, 미국에 가서 아티스트를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CCO는 글로벌 오디션을 통한 해외 현지 아이돌의 육성을 K팝 세계화의 ‘3단계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1단계는 한국 콘텐츠의 해외 수출, 2단계가 해외 멤버의 영입이라면 3단계는 해외에서 아티스트를 직접 찾아내 프로듀싱하면서 K팝의 시스템 자체를 수출하는 것이다.
박 CCO는 2016년 데뷔한 중국 아이돌 ‘보이스토리’를 통해 3단계 전략을 일부 시험했다. 보이스토리는 JYP엔터테인먼트와 중국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박 CCO는 보이스토리 멤버를 모두 중국인으로 뽑았다. 중국 프로그램을 통해 보이스토리 멤버를 직접 선정했고 프로듀싱도 주도했다.
보이스토리는 중국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3차례 진행한 온라인 공연의 누적 접속자 수만 554만 명에 이른다.
박 CCO가 3단계 전략을 직접적으로 적용한 니쥬는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니쥬가 12월2일 내놓는 공식 데뷔 싱글앨범 ‘스텝 앤 스텝’도 크게 흥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CCO는 소니뮤직과 손잡고 글로벌 오디션 ‘니지 프로젝트’를 통해 니쥬 멤버를 선정했다. 그 뒤 한국 JYP엔터테인먼트에서 훈련과 프로듀싱을 진행했다.
니쥬가 7월에 내놓은 디지털 미니앨범 ‘메이크 유 해피’는 공식 데뷔 전 사전 인사 격인데도 전체 판매량 30만 장을 넘어섰다.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 수도 1억7천만 건에 이르렀다.
공식 데뷔 날짜도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니쥬의 ‘홍백가합전’ 출연이 확정되기도 했다. 홍백가합전은 NHK에서 여는 일본의 대표 연말 축제프로그램이다.
JYP엔터테인먼트도 니쥬의 흥행에 힘입어 향후 해외수익과 온라인콘서트 등에서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니쥬는 일본의 메인스트림 대열에 이미 합류했다”며 “‘스텝 앤 스텝’의 성과는 JYP엔터테인먼트의 2021년 실적에 최대 변수인데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초동 판매량 30만 장 이상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