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에서 경영능력 얼마나 인정받았나  
▲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 신임 사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사장은 백화점 총괄을 맡아 정용진 부회장과 함께 남매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정 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해외 유명브랜드 수입과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를 키워냈다.

그는 신세계 백화점 매장 리뉴얼 작업도 주도적으로 참여해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 정유경, 6년 만에 부사장 직급 떼

신세계그룹이 3일 실시한 임원인사에서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부사장이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사장은 2009년 신세계 부사장에 오른 지 6년 만에 부사장 꼬리표를 뗐다.

정 사장은 신세계의 백화점부문에서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이번에 패션본부, 식품생활본부, 영업전략실을 ‘상품본부’로 통합해 일원화했다. 이는 전략부서와 영업부서를 합친 것인데 정 사장이 백화점을 총괄하면서 의사결정을 더욱 빠르게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1972년생으로 1991년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이화여자대학교 비주얼디자인과에 입학했고 1995년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 그래픽디자인과를 졸업했다.

그는 1996년 조선호텔에 이사로 입사해 2000년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2009년 신세계 부사장에 올랐다.

정 사장은 그동안 백화점의 매장 디자인 구성은 물론이고 패션, 화장품사업 등을 이끌었다.

◆ 정유경은 얼마나 성과냈나

정 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해외 유명 의류 브랜드 수입을 주도하고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의 외형을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정 사장이 주도적으로 이끈 것으로 알려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사업은 아직까지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정 사장은 2012년 국내 색조화장품 기업 ‘비디비치 코스메틱’을 인수해 화장품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하지만 비디비치 코스메틱은 인수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적자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 사장은 2000년 이마트에서 시작한 자체 브랜드 ‘자연주의’를 2010년 신세계인터내셔날로 옮겨 이름을 ‘자주’로 바꿔 리뉴얼 작업을 이끌었다.

자주는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올해 20%에 이르는데 앞으로 4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사장은 신세계 본점 식품관 개점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당시 식품관에 해외 디저트브랜드뿐 아니라 떡방 술방과 같은 한국 전통음식 매장을 배치해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유경 부사장은 회사업무에 열정을 지닌 오너 경영인으로 손꼽힌다”며 “사장이 된 만큼 대외활동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0.43%를 보유해 아버지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21.68%)에 이은 개인 2대주주에 올라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은 정용진 부회장(0.11%)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정 사장은 신세계 지분 2.51%를 소유해 이명희 회장(18.22%), 정용진 부회장(7.32%)에 이어 3대주주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