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하림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가정간편식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8일 하림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회장은 코로나19로 가정에서 식사와 술을 즐기는 문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가공육사업과 가정간편식사업에 집중해 이익을 낸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최근 하림을 통해 삼계탕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내놓은데 이어 즉석밥을 비롯한 국탕찌개 제품도 내놓는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또한 하림은 상대적으로 판매가 부진한 닭가슴살을 활용해 소시지와 스테이크를 만들어 판매하는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가공식품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가정간편식은 2016년 2조3천억 원 규모에서 2018년 3조2천억 원 수준으로 63% 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보고서는 즉석국, 가공밥, 즉석죽 등의 성장세에 힘입어 2022년에는 가정간편식시장이 5조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회장은 가공식품 분야에서 돌파구를 마련함으로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선육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한다.
하림은 지난해 전북 익산에 도계공장(닭을 도축하는 공장)을 건설하면서 신선육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지만 최근 육계(닭) 공급과잉으로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020년 2분기 기준으로 하림의 이자보상배율을 살펴보면 0.93배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갚아야 할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1배보다 작으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무 안정성을 평가하는 또 다른 지표인 당좌비율(당좌자산/유동부채) 역시 2020년 2분기 기준으로 40.77%로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0.31%포인트 낮아졌다.
일반적으로 당좌비율이 100% 미만이 되기 시작하면 1년 내에 갚아야 할 빚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해 재무 안정성에 우려가 되는 수준으로 판단한다.
하림은 이처럼 재무구조가 약화하면서 올해 6월 8년 만에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재개했다.
하림은 초생추(병아리) 구매비, 육계 사료비 등 운영자금 부담이 커지자 사모사채 350억 원 규모를 발행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신선육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하림은 추가적 차입이나 유상증자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2020년 2분기에 3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3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가공식품사업을 비롯한 다른 사업부문에 집중해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