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오랫동안 공을 들인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할 수 있을까?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은 대형건설사의 대거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는데 대우건설은 일관된 수주 의지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조합원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기대한다.
 
대형건설사 흑석11구역 수주전 대거 등장, 대우건설 정성 지지받을까

▲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11일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은 대우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일찌감치 수주 의지를 보인 세 건설사의 3파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현재 분위기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대우건설의 강력한 경쟁자로 여겨졌던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흑석11구역 수주전에서 다소 적극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건설과 달리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8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흑석11구역 재개발조합은 현장설명회 참여를 입찰 필수조건으로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입찰 가능성이 열려있기는 하다. 

하지만 사업조건을 처음 설명하는 현장설명회에 참여하지 않은 건설사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대우건설은 이번에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코오롱글로벌, 동부건설, 쌍용건설, 한양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 

대우건설은 이런 건설사들과 달리 오래전부터 흑석11구역에 정성을 들였던 만큼 수주전에서 다소 유리한 출발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우건설은 흑석11구역을 전략사업장으로 정하고 올해 상반기부터 총력전을 펼쳐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푸르지오 써밋을 입지, 분양가, 마감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조건을 만족하는 단지에만 적용해왔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는 물론 과천에서도 푸르지오 써밋 단지가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만큼 대우건설을 지지하는 흑석11구역 조합원이 이미 상당수 생겨났을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은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면 올해 부진했던 도시정비사업 분위기를 크게 바꿀 수도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사업에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3만5천 세대 이상의 분양을 바라보고 있지만 대구 앞산점보 재개발사업을 제외하면 내세울 만한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이 없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흑석11구역은 ‘준강남’으로 불리는 흑석뉴타운 재개발지역 가운데서도 반포와 맞닿아 있는 데다 한강 조망이 가능해 가장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마지막 서울 도시정비사업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하면 대우건설이 아쉬움을 털어내기에 가장 적합한 사업장으로 여겨진다.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304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6개 동으로 1509세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45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부터 준공까지 지원하는 ‘도시건축 혁신정책’ 사업지인 데다 한국토지신탁이 사업 대행을 맡아 신속하게 사업진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흑석11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사 입찰 마감을 11월23일 오후 3시로 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