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가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를 넘기기 위해 '가상 해외여행' 상품을 내놓는 등 여행객을 유치할 아이디어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A380 여객기를 타고 도착지 없이 국내 상공만 비행하는 여행상품인 ‘스카이라인 투어’를 선보인 데 이어 후속상품을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이사(왼쪽)와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이사.
하나투어는 ‘스카이라인 투어’의 여행객을 9월 말 모집한 결과 응급좌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이 판매를 완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스카이라인 투어는 아시아나항공의 A380 항공기를 타고 강릉, 포항, 김해, 제주 상공을 약 2시간20분 비행한 뒤 인천국제공항으로 복귀하는 코스로 꾸며져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하나투어가 단순히 국내여행에 그치지 않고 여행객들에게 해외여행을 가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한 것이 주효했다고 바라보고 있다.
특히 이번 스카이라인 투어에서는 마리아나 관광청과 싱가포르 관광청과 연계해 유명 관광지 사진을 배경으로 한 기념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국내 숙박상품을 함께 구매한 고객에게 각 관광청이 제공하는 현지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하나투어는 앞으로도 다양한 해외 여행당국 및 항공사와 연계해 차별화된 국내여행상품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기존 저가형 대규모 단체여행상품 중심에서 소그룹화로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국내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저가형 대규모 단체 중심에서 소그룹 중심 여행으로 변하는 추세가 더 빨라지는 데 발맞춰 국내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여행에 집중한 여행상품을 개발하되 이번 스카이라인 투어의 성공을 교훈삼아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기존의 여행상품과 차별화된 내용을 담으려고 한다”며 “특히 공항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관세청과 협의를 마무리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나투어가 이처럼 이색적 국내관광상품을 준비하는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를 돌파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투어는 2020년 2분기 매출 96억 원, 영업손실 518억 원을 내며 시장의 추정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95% 줄었고 영업수지는 흑자(40억 원)에서 적자(-520억 원)로 돌아섰다.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간을 2021년 3월까지 6개월 연장했지만 그때까지 상황이 호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글로벌 항공산업이 2024년까지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관광산업도 함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나투어의 적자추세가 유지된다면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보고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투어가 현재 보이고 있는 부정적 실적을 유지한다면 연말까지 겨우 버틸 수 있는 수준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자산 매각과 같은 유동성 확보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