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비밀병기'로 삼고 있는 갤럭시S20팬에디션(FE)이 데뷔를 앞뒀다.
노 사장의 첫 작품이었던 갤럭시S20은 다소 아쉬운 흥행 성적을 남겼다. 갤럭시S20에 뿌리를 둔 갤럭시S20팬에디션이 글로벌시장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23일 열리는 '모든 팬들을 위한 갤럭시언팩' 행사 초청장. <삼성전자> |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3일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하는 ‘모든 팬들을 위한 삼성 갤럭시언팩 행사’를 연다.
2월 갤럭시S20 발표, 8월 갤럭시노트20 발표, 9월 갤럭시Z폴드2 발표에 이어 올해만 네번째 열리는 갤럭시언팩이다.
이번에 어떤 신제품을 발표할지 공개하지 않았으나 팬들을 위한 행사를 강조한 만큼 갤럭시S20의 보급형 버전인 갤럭시S20팬에디션(FE)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갤럭시S20팬에디션의 데뷔무대는 이례적이다. 삼성전자가 신제품 공개행사를 일 년에 4번이나 여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 보급형 기기를 위한 갤럭시언팩은 처음이다.
여기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의 홍보에 등장했던 BTS까지 갤럭시S20팬에디션 홍보에 투입된다. 갤럭시S20팬에디션의 BTS 특별판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만큼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S20팬에디션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여겨진다.
갤럭시S20팬에디션은 갤럭시S20 부품을 재활용해 사양과 가격을 낮춰 출시하는 보급형 모델이다. 갤럭시기기 사상 두 번째 팬에디션이다.
갤럭시기기의 첫 팬에디션은 2017년 나온 갤럭시노트팬에디션이다. 배터리 발화사고의 영향으로 조기단종된 갤럭시노트7의 부품을 재활용한 제품으로 시장에서 갤럭시노트 제품의 공백을 채우는 역할을 했다.
갤럭시노트7의 전례에 비춰 갤럭시S20 부품을 재활용해 팬에디션을 내놓았다는 것은 그만큼 갤럭시S20의 판매 부진으로 부품 재고가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노 사장은 국내에 제한된 수량으로 출시하고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판매했던 갤럭시노트팬에디션과 달리 갤럭시S20팬에디션을 대대적으로 글로벌시장에 출시하는 길을 선택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노 사장의 적극적 전략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노 사장은 취임 이후 보급형 라인업을 강화하고 원가 절감에 힘을 주고 있다. 이를 통해 무선사업부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고 있다. 이러한 보급형 전략에서 갤럭시S20팬에디션은 단순히 프리미엄 재고부품 재활용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삼성전자는 7월말부터 8월14일까지 국내외 1만여 명의 삼성멤버스 회원을 대상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의 색상과 기능 선호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는 갤럭시S20팬에디션의 다양한 색상과 사양, 기능에 반영됐다. 팬심을 공략할 채비를 갖춘 셈이다.
가격도 80만 원대로 갤럭시S20보다 30만 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램용량을 12㎇에서 6㎇로 줄이고 후면카메라 화소수가 최대 6400만 화소에서 1200만 화소로 줄이는 등 일부 사양을 조정해 프리미엄 제품보다 문턱을 낮췄다.
그럼에도 배터리 용량은 4500㎃h로 늘고 전면 셀프카메라 화소수도 3200만 화소로 대폭 높아졌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기본모델도 지원하지 않는 120㎐ 화면주사율도 지원하는 점이 장점으로 여겨진다.
전반적으로 글로벌 전략 소비자층인 밀레니얼·제트(MZ)세대를 공략하는 데 프리미엄 제품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0팬에디션은 2020년형 갤럭시A시리즈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삼성전자의 보급형 제품군을 완성하는 역할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9월 갤럭시A 시리즈 최상위 제품으로 80만 원대 후반의 갤럭시A90을 출시했다. 갤럭시A90은 프리미엄 제품을 제치고 2020년 상반기 국내에서 갤럭시 스마트폰 최다 판매모델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이 때문에 후속작 갤럭시A91 출시도 기대를 받았으나 삼성전자는 갤럭시A91을 출시하지 않았다. 갤럭시S20팬에디션은 글로벌 시장에서 갤럭시A91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