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수성이냐, 패션그룹형지의 입성이냐.‘
부산 시내면세점 사업권 경쟁도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수성할지 아니면 패션그룹형지가 새로 사업권을 따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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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13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는 이번에 면세점 특허가 만료되는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에 도전장을 내밀고 왕성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패션그룹형지는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17층 규모 쇼핑몰 가운데 4개 층에 면세점을 조성하기로 했다. 면세점뿐 아니라 맛집과 의류쇼핑몰, 영화관 등과 함께 ‘원스톱 쇼핑공간’을 짓는 데 2천억 원을 투자한다.
패션그룹형지는 지역사회에서 중견기업이 면세점을 통해 성장할 기회를 얻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패션그룹형지는 2020년에 매출 24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부산 거주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패션그룹형지가 개발하려는 부산 사하구 하단동은 도심에서 떨어진 지역인데 관광객이 찾기 힘들지 않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하단동은 김해공항과 버스터미널이 해운대보다 가까워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지리적 요인은 문제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부산 시내면세점 입찰은 애초 기존 사업자인 신세계그룹이 유리하다고 봤다.
하지만 면세점 심사를 일주일 앞두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830억 원에 이르는 임직원 차명계좌를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며 기업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에 앞서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을 지키기 위해 후보지를 기존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신세계 센텀시티 안 B부지로 옮기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부산 신세계면세점 면적은 6940㎡에서 8600㎡로 넓어지게 된다. 이로써 신세계그룹이 2016년 매출3105억 원을 올릴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신세계그룹은 또 면세점 안에 ‘중소기업 전용관’을 마련하는 등 상생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은 지난해 12월부터 전통공예품 매장을 별도로 마련해 무형문화재 장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2년 10월 부산 최대 면세점인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면서 면세사업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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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부산 시내면세점, 김해공항 면세점, 인터넷 면세점을 통해 매출 2359억 원을 올렸다.
신세계그룹은 면세점에 투자한 비용 대비해 수익이 적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부산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수성한 뒤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총력을 쏟으려고 한다.
면세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충당하려면 관광객 수요가 늘고 있는 부산 시내면세점 수성이 필수적”이라며 “패션그룹형지가 그동안 최병오 회장의 고향인 부산 경남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해오면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상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주가는 13일 전일보다 12.06% 오른 25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패션그룹형지의 지주회사격인 형지I&C는 12일 상한가를 기록한 뒤 13일 등락을 반복하다 4.64% 내린 2775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