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0-08-2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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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이 실적 부진으로 올해 ‘매출 1조 원 클럽’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은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 확대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이 보툴리눔톡신을 둘러싼 메디톡스와 분쟁과 더불어 일부 제품의 판매중단 등으로 영업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올해 실적 역성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보툴리눔톡신 ‘나보타’ 소송비용, 발암물질이 검출된 라니티딘 계열의 위염 치료제 ‘알비스’ 판매 금지 등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2018년 이후 오송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고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향후 실적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재윤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는 주요 수요처인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제한의 영향으로 판매량 증가속도는 기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알비스’ 판매중단, ‘나보타’ 매출 증가세 둔화의 영향으로 이전보다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승호 사장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는데 특히 건강기능식품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2020년 4월부터 건강기능식품사업을 본격화했다.
대웅제약은 간과 장, 눈, 혈행 등에 좋은 증상별 맞춤 건강기능식품 6종을 출시했다. 또 7월에는 혈압과 혈행 건강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세노메가 큐텐+’를 내놓았다.
건강기능식품사업은 최근 제약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의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데다 진입장벽이 낮아 높은 수익을 내는 제약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기 때문에 약국뿐만 아니라 인터넷쇼핑몰 등 다양한 채널로 유통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시장 규모는 2014년 1조6310억 원에서 2019년 4조6천억 원으로 연평균 11%씩 성장했다.
건강기능식품사업으로 크게 성과를 내는 대표적 제약회사는 종근당이다.
종근당홀딩스의 자회사인 종근당건강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락토핏’이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기업가치가 급성장하고 있다. 랏토핏 열풍으로 종근당건강의 매출은 최근 3년 사이 4배가량 증가했고 모회사 종근당홀딩스의 시가총액은 50%가량 올랐다.
건강기능식품사업은 코로나19로 더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건강기능식품을 꾸준히 복용해 면역력을 강화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기능식품산업의 성장률이 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홍삼을 제외한 건강기능식 제품의 매출이 15% 가까이 증가했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건강기능식품 섭취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강화, 건강에 관한 관심 증가와 고령화현상 확대, 정부의 규제완화, 유통채널 다각화로 접근성 확대 등이 시장 확대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웅제약은 우선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마케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인체에 이로운 미생물을 통칭하는 것으로 대표적으로 유산균이 이에 해당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시장규모가 홍산, 비타민에 이어 3번째로 크고 이미 종근당건강 등 제약사들이 큰 성공을 거둔 시장이다.
프로바이오틱스에서 후발주자였던 GC녹십자도 2020년 1월 장 건강기능식 ‘마이크로바이옴 포스트바이오틱스’를 출시했는데 6개월 만에 매출 100억 원대를 냈다.
제품 효과와 마케팅만 뒷받침이 된다면 후발주자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셈이다. 대웅제약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인 ‘락피더스’는 인체적용 시험에서 14일 동안 복용했을 때 배변활동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으며 마케팅 측면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시장이 최근 워낙에 커지고 있고 제약사들이 진출하기에도 부담이 없다”며 “국내 제약시장은 협소하고 연평균 성장률도 1%에 못미치는 상황에서 건강기능식품시장은 제약사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