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영업적자를 지속하면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 10월에 회사채 100억 원 규모의 만기가 돌아오는데 에어부산의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도 좋지 않아 에어부산을 지속해서 도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에어부산 회사채 상환 힘겨워, 아시아나항공에 손 벌리기도 쉽지 않아

▲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17일 항공업계에서는 에어부산의 재무적 체력이 약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에어부산은 2019년 발행한 1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2020년 10월에 돌아온다. 지난해 에어부산은 항공기 도입비용과 정비투자를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일반적으로 회사채 상환을 위해서는 차환발행을 하거나 자체 현금을 활용하지만 에어부산이 현재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넉넉하지 않다.

에어부산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현금성자산 152억 원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재무적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당좌비율도 23.6%로 상장된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당좌비율이 100% 미만이 되기 시작하면 1년 내에 갚아야 할 빚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해 재무 안정성이 우려되는 수준으로 평가한다.

에어부산의 2020년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년 내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2355억 원에 달하는 반면 현금화할 수 있는 당좌자산은 556억 원에 불과하다. 또 상반기를 기준으로 에어부산의 리스부채는 5772억 원으로 나타나고 관리비로 분류되는 급여는 234억 원으로 파악된다.

에어부산의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절차가 코로나19로 미뤄지면서 아시아나항공에 손을 벌리기도 쉽지 않다. 에어부산은 이미 유동성 확보를 위해 6월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시 3천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500억 원을 에어부산에 지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의 전환사채 발행을 놓고 사전협의가 없었다며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어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추가적으로 에어부산에 지원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2020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당좌비율은 25.9%로 재무 안정성에 문제가 있어 에어부산을 지원하기에 벅차다.

더구나 코로나19에 따라 악화된 항공업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도 나갈 돈이 많은 에어부산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2020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36억 원, 영업손실 514억 원을 냈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4.8% 줄었고 영업수지는 적자가 지속됐다.

에어부산은 국제선을 일부 운항하던 올해 1분기와 달리 2분기부터 국제선 노선이 전면 중단되면서 코로나19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에어부산은 현재 국내선 5개 노선과 국제선 1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기존 보유 국제선 대다수가 김해공항을 기점으로 하고 있는데 현재 방역당국이 인천공항으로 국제선을 일원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어 국제선의 회복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면서 2분기 국제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고 국내선은 공급과다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부산지역에서는 에어부산을 살리기 위해 부산시와 지역기업이 뜻을 모아 에어부산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지역의 경제에 에어부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부산지역에서 에어부산을 지키려는 공감대가 확산하는 모습”이라며 “에어부산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지역사회나 정부의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