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를 모두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를 위한 거래금액이 2조8천억 원에 이른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방산·화학부문 빅딜을 뛰어넘는 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다.

롯데케미칼은 30일 삼성SDI로부터 케미칼사업부문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롯데케미칼, 2조8천억에 삼성 화학계열사 모두 인수  
▲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삼성SDI가 2016년 2월까지 케미칼사업부문을 분할해 신규법인을 설립하고 롯데케미칼이 신규법인 지분 90%를 취득하는 내용이다.

롯데케미칼과 삼성SDI는 각각 콜옵션과 풋옵션을 확보했다. 롯데케미칼은 삼성SDI로부터 나머지 지분 10%를 3년 후 인수할 수 있고 삼성SDI는 롯데케미칼에게 나머지 지분 10%를 3년 후 매각할 수 있다.

인수대금은 2조3265억 원이다. 롯데케미칼은 계약체결일에서 3거래일 내에 인수대금의 10%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나머지 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또 삼성정밀화학 지분 31.13%를 4650억 원에 삼성그룹으로부터 사들이기로 했다.

삼성정밀화학 최대주주인 삼성SDI(14.65%), 삼성전자(8.39%), 삼성물산(5.59%), 호텔신라(2.24%), 삼성전기(0.26%) 등 삼성그룹이 보유한 삼성정밀화학 지분 전량이다.

롯데케미칼은 삼성정밀화학 실사를 한 뒤 내년 상반기 중에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삼성BP화학 지분 49%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을 인수하면 삼성BP화학에 대한 지배력도 확보한다.

이로써 한화그룹과 빅딜 이후 삼성그룹에 남아있던 화학사업을 롯데그룹이 전부 인수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인수 목적을 “원료의 수직계열화와 사업구조 다각화를 위해서”라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하고 수직계열화에 따른 내부거래 확대, 원가절감 등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 1조3천억 원, 영업이익 953억 원을 거뒀다. 삼성정밀화학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8872억 원, 영업이익 192억 원을 냈다.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 직원 수는 1200여 명이다.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은 각각 900여 명, 200여 명이다. 롯데그룹은 이들의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수로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에 이어 정밀화학 분야에 새롭게 진출해 종합화학회사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