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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박삼구, 아시아나 매각 꼬여 금호그룹 재건 꿈도 가물가물

감병근 기자 kbg@businesspost.co.kr 2020-07-27 16: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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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금호그룹을 재건하겠다는 희망에 빨간 불이 켜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실사 요구로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박 전 회장은 구주 가격 인하는 물론 금호산업, 금호고속 등 남은 계열사마저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1218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삼구</a>, 아시아나 매각 꼬여 금호그룹 재건 꿈도 가물가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재실사 요구에 어떤 대응을 하더라도 계약이 원래대로 이뤄졌을 때와 비교해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계약은 아시아나 최대주주 금호산업과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주체로 이뤄졌지만 사실상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과 현대산업개발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금호산업의 최대주주인 금호고속의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금호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지원을 받는 대가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약속했기 때문에 채권단의 처분에 따를 수 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현대산업개발이 26일 제안한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를 두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이 재실사 요구를 거부한다면 현대산업개발에게 계약 파기의 명분을 주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최종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박 전 회장으로서는 가장 피하고 싶은 결론일 수 밖에 없다. 

박 전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구주 매각대금은 사실상 해체된 금호그룹을 추스를 마지막 희망으로 여겨진다. 

금호고속은 산업은행으로부터 1300억 원을 차입하며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 지분 45%도 모두 담보로 제공했다.

금호고속은 보유자산 대부분을 이미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한 데다 코로나19로 경영 악화까지 겹쳐 2021년 1월이 만기인 차입금을 자체적으로 갚을 능력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대금이 금호산업으로 들어오면 배당 등을 통해 이를 금호고속으로 옮겨 차입금을 갚고 그룹 재건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구주 매각대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이런 계획이 틀어지며 산업은행의 담보권 실행이 현실화할 수 있다.  

박 전 회장으로서는 마지막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회사인 금호산업 지배력마저 잃으며 실적이 부진해 허울뿐인 금호고속만 쥐고 있게 되는 것이다. 

채권단에서 재실사 요구를 수용하면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희망을 이어갈 수는 있다. 

다만 매각이 이뤄지더라도 아시아나항공 기업가치가 최근 코로나19사태 등으로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초 받기로 했던 구주 가격을 큰 폭으로 깎아줘야 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6281%로 지난해 말(1386%)보다 4배 가까이 높아지는 등 심각한 재무위기를 겪고 있다. 

부채 규모가 커 인수가치가 대폭 줄어든 데다 항공업황 회복시점도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박 회장이 최근 주가보다 낮은 가격에 구주를 팔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를 3228억 원에 현대산업개발에게 매각하기로 주식 매매계약을 맺었다. 1주당 가격은 4700원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주가인 3500원 대를 반영해 구주 가격 산정이 다시 이뤄진다고 해도 박 회장으로서는 원래 매각금액의 25% 수준인 8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재실사를 허용한다고 해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현대산업개발이 재실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악화한 재무상황을 확인하고 이를 계약 파기의 이유로 삼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 쪽 주장으로 매각이 무산되면 박 전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 체결 과정에서 지급한 이행보증금 2500억 원 가운데 구주 지분 비율에 따라 일부를 받을 권리는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이행보증금을 두고 소송이 벌어지더라도 코로나19 사태 등 특수상황을 고려하면 현대산업개발이 2500억 원을 모두 잃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말을 아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공개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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