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NF보험서비스와 인터넷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판매제휴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네이버 플랫폼에 합류하는 것을 놓고 검토한 결과 자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채널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도 현재로선 고려한 바 없다”고 말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이 NF보험서비스와 판매 수수료를 협의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NF보험서비스는 네이버의 금융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세운 보험판매 전문 자회사다.
NF보험서비스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의 가격 견적 비교서비스를 제공하고 손해보험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식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최 사장이 NF보험서비스와 판매제휴를 추진하지 않는 것은 높은 수수료율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화재가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시장에서 50~6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면서까지 판매채널을 확보할 이유가 다른 손해보험사들보다 적은 것이다.
NF보험서비스는 판매 수수료로 11%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텔레마케팅(TM) 채널의 수수료 5~10%보다 높다.
손해보험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GA)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12~14%가량이다.
반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은 각 보험회사가 자체운영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들지 않는다.
최 사장은 플랫폼 강자인 네이버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자동차보험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기준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4곳이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의 83%를 넘게 차지하는 가운데 삼성화재 점유율이 30%에 이른다.
삼성화재는 인터넷과 전화를 모두 포함한 전체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재가입률이 90%에 이른다. 고객 10명 가운데 9명이 만기 때 보험사를 바꾸지 않고 다시 가입했다는 의미다.
삼성화재가 카카오와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자동차보험 진출을 두고 의견이 달랐기 때문인 만큼 자동차보험 시장의 지배력을 놓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삼성화재마저 NF보험서비스와 판매제휴를 맺으면 네이버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져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시장에서 보험사들이 네이버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삼성화재가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서 굳건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 등이 플랫폼 공룡을 등에 업고 삼성화재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NF보험서비스가 현대해상 등과 수수료 협의를 마치고 보험 비교서비스를 시작한다면 토스나 보맵, 보험다모아 등에서 제공하는 보험 비교서비스보다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현대해상 등이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고객이 많은 만큼 확률적으로 삼성화재의 고객을 끌어들일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한번 가입한 고객은 대체로 갱신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높다 해도 신규 계약자를 확보하면 높은 수수료를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