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20원 대로 떨어졌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신흥국 통화와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당분간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릴 만한 요소가 없어 원화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수출기업들은 수출 경쟁력 악화라라는 부담을 안게 됐다.
◆ 달러약세 당분간 지속 전망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일보다 1.1원 내린 1129.1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120원 내려간 것은 7월 6일(1126.5원) 이후 3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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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10원 이상 급락한 12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본점에서 외환 출납 관계자가 달러를 세고 있다. <뉴시스> |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9월 한 때 120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9월 말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9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시점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8월보다 0.2%하락해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8월 대비 0.5% 하락하며 약 8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9월 고용지표 역시 시장기대치를 밑돌아 경제 회복을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선진국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있고 4분기엔 계절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상흑자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수급상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의 요인이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환율이 1100원 부근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원달러 환율 반전, 수출기업 비상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은 울상을 짓게 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와 전자업체의 경우 달러 약세가 장기화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달러화가 가치가 내려가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높아져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달러화로 받은 수출 대금을 원화로 환전할 때에도 불리하다.
자동차산업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려가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매출이 4천200억 원 감소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 놓기도 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으로 원화 강세가 진행 중인 만큼 수출회사 주식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9월 말 이후 진행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수출회사 주식의 상승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