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 진행하는 매각절차도 갈수록 꼬이면서 이스타항공는 생존 자체가 위기인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
24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임금체불 문제로 고용노동부의 정식조사를 받게 돼 이스타항공 매각절차는 한 치 앞을 바라보기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에 9일까지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라는 기한을 줬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최종구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관련 문제를 살펴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2월 직원 임금의 60%를 체납한 데 이어 3월부터 3개월째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직원 1630여명의 체불액은 모두 28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4월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에 임금체불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최종구 사장의 사법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임금체불을 한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이스타항공으로서는 5월부터 임금체불 문제를 두고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제주항공 사이에 이스타항공 매각과 관련한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는데다가 대표이사의 사법절차가 진행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을 맞게 됐다.
이스타항공 매각시한인 29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임금체불 문제를 두고 이스타홀딩스와 제주항공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스타항공 매각 가능성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매각이 무산되면 정부지원이 없이는 회생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자본총계가 -1042억 원을 나타내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올해 개정된 항공사업법에 따르면 항공사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받은 후 2분의 1이상 자본잠식이 2년 이상 지속되면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취소하거나 6개월간 사업정지를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개정된 항공사업법에 따라 퇴출될 수 있는 요건 가운데 핵심적 사항인 자본잠식요건이 충족된 상황에 놓였다.
다만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의 회생을 위해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바로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내리지는 않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매각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미래 사안에 관해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법적 요건에 따르면 바로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만약 매각이 무산되더라도 이스타항공이 운항재개를 하고자 한다면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이처럼 운항재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스타항공은 운항재개를 위해서는 매각이 반드시 성사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매각 무산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지만 운항재개를 위해서는 지상조업 회사 등 협력업체에 200억 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매각이 무산된다면 회사의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기 때문에 협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