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묘안을 짜내고 있다.
박 회장은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함께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특수목적회사(SPC)에 출자해 이 회사를 통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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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박 회장은 이런 방안을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고 경영권을 승계하는 기반도 마련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최근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은행들과 금호타이어 지분 8%를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매각대상 지분은 박 회장 지분 2.65%, 박세창 부사장 지분 2.57%,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지분 2.84% 등 모두 8.06%다.
박 회장 부자가 보유한 지분 5.22%는 채권단에 이미 담보로 잡혀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최근 지분매각을 위해 담보해지를 요청했다”며 “금호타이어 지분과 비슷한 가치를 가진 대체담보를 제시할 경우 해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박 부사장과 함께 보유하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 9.9%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 지분을 모두 매각할 경우 1500억 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박 회장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특수목적회사를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특수목적회의 지분 30∼40% 가량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외부에서 투자를 끌어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 회장이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금호산업 지분을 인수하면 특수목적회사가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가 된다. 박 회장은 이 회사를 통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게 된다.
금호산업은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의 지분 46%, 제2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금호터미널 지분 100%, 아시아나개발 지분 100%, 아시아나IDT 지분 100%, 금호사옥 지분 79.9%도 소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앞으로 금호타이어 지분도 이 특수목적회사를 통해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현재 금호타이어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는데 2016년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9월23일 금호산업 채권단과 지분 50%+1주를 7228억 원에 되사오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박 회장은 10월 말까지 금호산업 인수대금 마련 계획을 채권단에 제출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