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기업이 플랫폼 경쟁력과 간편결제서비스를 앞세워 카드회사 기능을 대체하는 영역이 넓어지면서 IT기업과 카드회사 사이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신용카드와 핀테크 기술을 결합한 혁신금융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상용화해 시장에 내놓으며 결제서비스 주도권을 지키려 한다.
 
임영진, 네이버 카카오 간편결제에 신한카드 혁신금융으로 전열정비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


21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승인을 거쳐 연구개발과 서비스 안정화 단계를 거친 여러 핀테크서비스가 대부분 올해 안에 정식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한카드는 그동안 금융위 규제완화로 사업화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혁신금융서비스 개발에 주력해 온 성과로 현재까지 핀테크서비스 6건을 출시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금융당국 규제완화제도 취지에 발맞춰 혁신금융 선도기업에 올랐다"며 "시범운영 등 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쳐 서비스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영진 사장이 신한카드 핀테크서비스 개발에 역량을 쏟는 것은 카카오와 네이버, 토스 등 대형 IT기업과 핀테크기업 금융서비스를 상대로 벌어질 결제시장 경쟁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비바리퍼블리카는 핀테크앱 토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터넷전문은행과 보험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네이버와 카카오도 핀테크 자회사를 통해 금융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간편결제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워 기존에 신용카드가 담당하던 온라인결제 등 기능을 대체하고 있는 만큼 신한카드와 같은 카드회사에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기업은 간편결제 업무로 창출할 수 있는 가치를 바탕으로 금융분야 서비스를 강화해 급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포털사이트와 모바일앱, 콘텐츠 등 서비스로 확보한 폭넓은 사용자 기반을 금융서비스 확장에 활용하고 있으며 토스도 1700만 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갖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기업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간편결제서비스 지원영역을 넓히고 기존 플랫폼과 연계한 혜택을 앞세워 결제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다면 카드회사의 입지는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임 사장은 이런 상황에 대응해 카드회사만이 할 수 있는 할부금융 등 서비스를 접목한 핀테크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이며 결제시장에서 주도권을 지키는 데 힘쓰고 있다.

신한카드가 개발한 혁신금융서비스로 이용자를 끌어들이면 새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고 IT기업의 간편결제서비스는 물론 다른 카드회사와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승인한 신한카드 혁신금융서비스는 신용카드 기반 송금과 월세 납부, 카드 결제금액 자동 주식투자와 얼굴인식 결제, 렌털상품 중개 등으로 대부분 카드사업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

신용카드업 라이선스가 없는 IT기업 또는 핀테크업체가 출시하기 사실상 불가능하고 다른 카드회사도 단기간에 개발해 내놓기 쉽지 않은 서비스다.

임 사장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음식배달과 예약 등 결제서비스와 연계한 생활금융서비스도 신한카드 자체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며 경쟁력을 갖추는 데 힘쓰고 있다.

신한카드는 모바일앱 '페이판'에서 병원을 예약하고 진료비를 결제하거나 공연 좌석을 예매하는 기능 등을 꾸준히 늘리면서 생활금융분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간편결제서비스를 갖춘 IT기업과 핀테크업체가 신용카드사의 사업영역을 침범하는 사례는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카드와 같은 카드회사가 모바일앱 등 IT기술로 이들과 직접 경쟁하기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결국 임 사장은 신한카드의 IT기술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카드회사가 갖춘 장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핀테크서비스를 개발해 차별점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며 IT서비스와 플랫폼 경쟁력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만큼 신한카드의 이런 노력은 코로나19 이후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데도 긍정적일 수 있다.

이병건 연구원은 "핀테크기업 간편결제서비스가 카드회사 영역을 대체할 가능성을 지켜봐야 한다"며 "다만 후불결제 등 신용카드만이 갖추고 있는 장점은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