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놓고 각자 원하는 상임위에 배정할까?
최 대표는 검찰개혁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만큼 법제사법위원회를, 기본소득제 도입을 과제로 하고 있는 조 의원과 용 의원은 각각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을 원하고 있는데 이들의 상임위 배정은 사실상 176석 민주당의 원내 사령탑인 김 원내대표에게 달렸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태년 원내대표는 당 의원들을 어느 상임위에 배정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원은 교섭단체(20석 이상) 원내대표의 요청으로 소속 의원 수의 비율에 따라 국회의장이 선임하는데 사실상 과반의석을 지닌 다수당 원내대표에게 결정권한이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민이 깊은 이유는 상임위 배정에 당 의원은 물론 시대전환, 기본소득당, 열린민주당 등 다른 당의 요청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이 소수정당의 상임위 배분은 국회의장 손에 달려 있다.
하지만 박병석 국회의장이 민주당 출신인 만큼 김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원내전략을 내세워 이들 의원의 특정 상임위 배정을 요구하면 받아들여질 공산이 크다.
김 원내대표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원하는 상임위에 배정할 것으로 보인다.
두 정당이 최근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기본소득제 도입을 전면에 내걸고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면서 사실상 정책연합을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총선공약이자 당의 강령으로 제시한 기본소득제 도입에 관한 논의를 주도할 수 있는 기재위 배정을 가장 원하고 있는데 산업, 통상, 자원에 관한 정책을 다루는 산자위, 정무위 등도 다음 순위로 배정을 바라고 있다.
조 의원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세계 3대 국제경제기구인 세계은행에서 10년 동안 국제경제개발 전문가로 일하며 경제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상임위 배정에서도 이에 관한 고려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기본소득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기재위와 복지위를 각각 1순위와 2순위로 희망하고 있는데 기재위는 어렵더라도 복지위 배정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년 의원이 가장 고민스러운 점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법사위 배정 문제로 보인다.
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대표적 ‘친문재인 인사’로서 검찰개혁의 든든한 원군이 될 인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 대표는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표대결을 벌인 경쟁자였고 여기에 현재 형사재판을 받고 있어 최 대표를 법사위에 배정했을 때 불 ‘정치적 역풍’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 대표는 9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상임위 배정 때 전문성을 헤아려달라"며 사실상 법사위 배정을 요청했다.
박 의장은 "여야가 논의할 텐데 내가 배정할 수 있는 부분은 감안하겠다"고 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