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를 구조하다 순직한 해경과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조한 소방관 등이 LG의인상을 받았다.
LG복지재단은 15일 해상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다 파도에 휩쓸려 순직한 고 정호종(34) 경장에게 LG의인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 고 정호종 통영해양경찰서 경장(왼쪽)과 이윤진 김천소방서 소방교 |
통영해양경찰서 소속 정호종 경장은 6일 경남 통영시에서 스킨스쿠버를 하던 다이버 2명이 기상악화로 높은 파도에 해상 동굴로 떠밀려 들어가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정 경장과 동료 대원들은 다이버들이 고립된 동굴을 향해 수차례 구명줄을 던졌으나 동굴 입구가 비좁은데다 악천후로 어려움을 겪었다.
구조대원들은 구명줄이 다이버에 닿지 않자 망설임 없이 파도가 거센 바다에 뛰어들었고 동굴에 진입해 다이버들을 구조하기 위한 로프를 설치하다가 강풍과 파도로 고립됐다.
정 경장은 9시간이 넘게 입수해 탈진 증세를 보이다 갑자기 덮친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고 다음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마지막까지 곁을 지켰던 다이버 2명과 동료 대원 2명은 무사히 구조됐다.
고인은 2년차 새내기 해경으로 교육생 시절 “국민에게 기적이 되어줄 수 있는 해양 경찰이 꿈”이라며 “구조가 필요한 사람에게 마지막 희망의 손을 내밀 수 있도록 더 많이 배우고 몸으로 느끼고 싶다”고 다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복지재단은 5월19일 경북 김천시에서 운전자가 의식을 잃은 차량의 주행을 온 몸으로 막아 운전자를 구조하고 2차사고를 예방한 김천소방서 이윤진(35) 소방교에게도 LG의인상을 전달한다.
이 소방교는 오후 5시경 출근 중 차량 한 대가 김천시 감천터널 속에서 1차선과 2차선을 위험하게 넘나들다 터널 벽면에 부딪힌 뒤에도 계속해서 주행하는 것을 목격했다.
차량 옆을 지나던 이 소방교는 운전자가 의식을 잃고 창문에 머리를 기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차에서 즉시 내렸다.
차량을 따라 달리며 운전석 창문을 두드렸지만 운전자가 반응이 없자 차량 앞으로 가 온 몸으로 차를 막고 버텨 10여m만에 극적으로 멈춰 세웠다.
이 소방교는 현장에 있던 다른 시민들과 함께 갑작스러운 경련으로 의식을 잃었던 운전자를 깨워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이후 구급차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2차사고 방지를 위해 교통정리를 하는 등 끝까지 현장을 지켰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자신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자 바다로 뛰어들고 맨몸으로 차를 막아 세운 제복의인들의 투철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을 우리 사회가 함께 기억하자는 뜻에서 수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LG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에는 LG의인상 수상범위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행과 봉사를 한 시민들까지 확대했다. LG의인상 수상자는 지금까지 124명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