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선 현대시멘트 회장이 현 경영진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이주환 현대시멘트 사장이 정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 단독 대표이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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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선 현대시멘트 회장. |
8일 현대시멘트에 따르면 현대시멘트 이사회는 정몽선 회장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는 정 회장의 대표이사직과 회장직위를 모두 해임하고 그에 따라 직무도 정지한다고 밝혔다.
현대시멘트는 정몽선 회장과 이주환 사장 각자대표체제에서 이 사장 단독대표체제로 변경됐다.
이번 이사회 결정은 정 회장이 현 경영진의 경영권에 제동을 걸고 나선데 대한 맞대응이다. 정 회장은 1일 이주환 현대시멘트 사장과 임승빈 현대시멘트 전무에 대해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시멘트 이사회는 현재 정 회장과 이 사장, 임 전무 세 사람으로 구성돼 있다. 정 회장이 나머지 이사 두 사람에게 소송을 걸자 두 사람이 이사회의 이름으로 정 회장을 해임한 것이다.
정 회장은 최대주주 지위에 이어 경영권까지 빼앗기면서 현대시멘트를 완전히 잃어버릴 위기에 처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까지 현대시멘트 최대주주였으나 무상감자와 채권단 출자전환을 거쳐 현재는 지분 2.46%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다.
정 회장이 이사회에서 불리한 입장에 있는 것을 알면서도 가처분신청을 신청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법적 분쟁을 시작하면서 이사회 해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것이다.
시멘트업계 재편 흐름 속에 현대시멘트가 매각을 앞두고 있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시멘트는 산업은행, 하나은행 등 채권단이 지분 83.11%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시멘트와 채권단은 2016년까지 기업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었다.
현대시멘트는 상반기 말 기준으로 4610억 원의 보증채무를 짊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640억 원이 양재동 파이시티 관련 채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