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인베스트먼트가 국내 사모펀드 가운데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점을 놓고 사모펀드로서는 이례적 선택을 했다며 투자금융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대주주인 지성배 IMM인테스트먼트 대표이사가 사모펀드의 부정적 시선을 씻어내고 전혀 새로운 사모펀드의 길을 개척할 수도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IMM인베스트먼트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데 따라 펀드운용과 투자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기업집단 현황, 대규모 내부거래, 비상장 회사의 중요사항, 주식 소유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하고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다.
특히 보안이 중요한 인수합병 거래에서는 계약상 비밀유지 조항이 포함되는 때가 많은데 공시의무는 ‘족쇄’가 될 수도 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되면 사업이나 투자진행 상황과 관련해 공개하기 조심스러운 내용을 공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공시집단에 지정되면 펀드운용과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도 자산총액 5조 원을 넘겼지만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사모펀드는 IMM인베스트먼트가 유일하다.
공정위는 자산규모가 5조 원을 넘는 기업집단 가운데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대주주의 지분비율이 30% 이상인 곳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IMM인베스트먼트를 제외한 다른 사모펀드들은 대주주의 지분율을 30% 이하로 낮추는 등 방법으로 공시집단 지정을 피했다.
반면 IMM인베스트먼트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IMM은 지성배 대표의 지분율이 42.76%에 이른다.
지 대표의 지분을 낮추거나 다른 파트너의 지분을 높이는 등 지배구조를 조정하면 공정위의 규제를 받지 않을 수 있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두고 지 대표가 IMM인베스트먼트를 전혀 새로운 사모펀드의 길로 이끄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이 되면 기업집단 현황을 공시하고 지배구조가 투명하게 드러나는 만큼 그동안 있었던 사모펀드를 향한 부정적 인식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는 만큼 '먹튀' 논란, '깜깜이' 운용 등 사모펀드를 향한 부정적 시선을 벗어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받고 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이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의 기업집단을 말한다.
5월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말 기준 자산총액이 5조 원을 넘긴 기업집단 64곳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해 발표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6조 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해 사모펀드로서는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IMM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송인준 IMM프라이빗에쿼티 대표가 IMM파트너스라는 이름으로 함께 설립했다.
이후 2006년 송 대표가 IMM프라이빗에쿼티를 별도로 분리했고 지 대표가 IMM인베스트먼트를 맡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