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사설 전자인증서시장을 선점하는 데 공을 들인다.
카카오의 사설 전자인증인 '카카오페이 인증'을 카카오톡에서 운영해 범용성을 확보한 데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보완성을 높이면서 사설 인증서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가 20일 본회의를 열고 전자인증서인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를 없애고 사설인증서와 구별을 없애는 내용이 포함된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사설 인증서시장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공인인증서도 현재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편의성이 높은 간편인증서 사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존 공인인증서는 21년 전에 도입돼 사용이 불편하고 보안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현실을 반영해 대통령 후보자 시절 공인인증서 폐지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카카오는 사설 전자인증서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이용자 확보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기업이나 공공기관들은 이용자가 많은 전자인증서서비스를 최우선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사설 전자인증서를 제공하는 곳은 크게 카카오와 ‘패스’의 통신3사, ‘뱅크사인’을 만든 은행권 등 3곳이다.
카카오페이 인증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범용성에서 다른 인증서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톡은 국내 메신저시장에서 점유율 95%로 압도적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카카오페이 인증이 카카오톡에서 제공하고 있는 만큼 카카오톡 사용자는 사설 전자인증서 고객이 될 수 있다.
카카오페이 인증서비스 이용자는 5월 기준으로 1천만 명을 넘어섰다. 통신3사가 운영하는 패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기관을 놓고 비교하면 카카오가 우세하다.
국민연금과 서울교통공사 등을 포함해 100여 개의 공공기관 및 민간금융 기관에서 카카오페이 인증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패스는 단 3곳에 그친다.
국내 전자인증서시장 규모는 660억 원으로 카카오가 카카오톡처럼 전자인증서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힌다면 새로운 기업 사이 거래(B2B)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
카카오는 올해 업무용 메신저 등을 통해 기업 사이 거래(B2B)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카카오페이 인증서도 힘을 보탤 수 있다.
카카오는 전자인증서의 주요 경쟁력으로 꼽히는 보안성 부분에서도 자회사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서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다.
민간 금융기관이나 중요 문서 등 전자서명이 필요한 곳에 인증서를 사용하는 만큼 보안 수준도 이용자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엑스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을 활용해 보안을 강화했다.
기존 공인인증서와 동일한 공개 키 기반 구조(PKI)의 전자서명 기술에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앞으로 간편인증이 늘어남에 따라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