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부가 지난달 25일 마이크로소프트에 완전히 넘어갔다. 핵심사업을 팔아넘긴 노키아는 새로운 먹거리로 스마트카를 선택한 모양이다. 내비게이션 지도 서비스를 기반으로 자동차와 무선인터넷을 결합하는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스마트카에서 길을 찾는 노키아  
▲ 라지브 수리 노키아 CEO

노키아는 1억 달러 규모의 '커넥티드 카 펀드(Connected Car fund)'를 출시한다고 5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커넥티드 카는 인터넷에 연결된 자동차를 의미한다. 자동차 밖에서도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시동을 걸 수 있고, 자동차 안에서 날씨나 뉴스 등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는 기술이다. 다른 자동차와 정보를 교환해 충돌을 감지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노키아는 2005년부터 벤처캐피털 계열사 ‘노키아성장파트너(Nokia Growth Partners)’를 통해 신생 기업에 투자해왔다. 주로 모바일사업을 하는 신생 기업에 자금을 투자하고 기술도 제공했다. 이런 경험을 살려 커넥티드 카 펀드는 노키아의 디지털지도 서비스 ‘히어 (Here)’와 협업할 기업에 투자한다.


노키아가 만든 히어지도는 정확하고 콘텐츠가 풍부해 북미와 유럽권에서 인지도가 높다. 휴대폰에 구글맵이 강자지만 자동차 네비게이션에 히어지도가 월등하다. 북미와 유럽에 있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80%가 히어지도를 사용한다. BMW와 도요타 등도 내비게이션에 히어지도를 채택했다.


노키아는 지도제작을 위해 세계 56개국에서 6천여 명을 투입할 정도로 히어지도에 주력하고 있다. 노키아는 "커넥티드 카 펀드 출시가 히어지도를 비롯한 위치기반 상품 및 서비스가 활성화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내비게이션은 GPS 데이터를 받아 와 사용자의 위치를 표시해주고 행선지와 거리를 계산해주는 정도에 그쳤지만, 무선인터넷과 결합된 내비게이션은 스마트폰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펀드 이름을 커넥티드 카로 명명한 것이다. 노키아는 히어지도의 이용자가 많은 점을 기반으로 스마트 자동차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노키아 관계자는 "우리는 무선 인터넷을 통해 자동차업계에 생길 혁신을 기대한다"며 "모든 앱과 서비스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개발됐던 것처럼 이번엔 자동차가 플랫폼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사업을 매각한 이후 노키아는 CEO를 교체하며 변화를 시작했다. 노키아의 신임 CEO 라지브 수리는 20여 년간 노키아에서 일해 온 전자통신 전문가다. 특히 2009년부터 노키아 모바일 네트워크 계열사의 CEO를 맡아 좋은 성과를 냈다. 이번에 그가 노키아의 CEO로 승진발령이 나면서 노키아가 앞으로 네트워크사업에 주력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라지브 수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노키아는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기업으로서 모든 사람과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세상에서 기술분야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노키아가 나아갈 방향을 명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