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삼세판 당권 도전에 나설까?
송 의원은 대선에 나서겠다는 큰 꿈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위해서는 당권이라는 징검다리를 한번은 디뎌야 한다고 보는 듯하다.
26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송 의원은 2016년과 2018년 연달아 당대표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는데 21대 총선 인천지역 압승을 이끈 공을 바탕으로 또 다시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임기는 8월 24일 끝난다.
송 의원은 21대 총선 인천 계양구을에서 당선돼 인천 지역 역대 정치인 가운데 최다선인 5선에 올랐다.
게다가 그는 지난 총선에서 인천선거를 진두지휘하며 13개 선거구 가운데 11곳에서 승리를 거둬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는 데 기여하면서 존재감을 더욱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 의원은 계양구을에서 득표율 58.6%를 보이며 38.7%를 얻은 미래통합당 윤형선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또 인천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아 연수구갑 박찬대 후보, 계양구갑 유동수 후보, 남동구갑 맹성규 후보 등 격전지 후보들의 지원유세에 힘을 쏟아 인천에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 바람을 불어 넣었다.
송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후변화 연구모임'을 만들 것을 제안했는데 민주당 의원들만을 대상으로 모임을 제안한 것은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당권 도전에 앞서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본다.
그는 22일 페이스북에 "21대 국회는 기후변화와 그린뉴딜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정과제가 되야 한다"며 "'기후변화와 그린뉴딜정책을 연구하는 의원모임'을 제안한다"고 적었다.
송 의원이 당 대표에 선출되려면 21대 총선을 거치며 몸집을 한층 불린 친문(친문재인) 계파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가 18명이나 당선되는 등 '정부지원론'이 힘을 받았다.
송 의원은 2017년 문재인 대선캠프 총괄선대본부장, 2018년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 등을 맡아 활동하며 문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기도 했지만 일부 현안과 관련해 독자적 정치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송 의원은 2019년 1월 신규 원전 건설 전면 백지화 방침을 재검토 해야한다면서 “오래된 원자력과 화력을 중단하고 신한울 3·4호기로 교환하는 방안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송 의원의 발언을 두고 일부에서 문재인 정부와 거리를 두고 자기정치를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송 의원은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 당대표에 도전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2016년에는 민주당 당대표 예비후보 경선에서 탈락했고 2018년 8월 전당대회 당시에는 42.8%를 득표한 이해찬 대표에 이어 30.7%로 2위에 그쳤다.
송 의원은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대학 졸업 뒤 1991년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인천시지부 초대 사무국장에 올라 인천지역과 인연을 맺었다.
그 뒤 36회 사법시험에 합격 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활동하는 등 노동인권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송 의원은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인천 계양구 지역구에서 당선돼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