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가 해외사업의 핵심인 유럽시장에서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났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은 체코 자테츠에 넥센타이어의 4번째 공장을 세우고 유럽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왔는데 당분간 업황 회복을 기다리며 수익성 방어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넥센타이어 거점 유럽 코로나19로 휘청, 강호찬 방어 총력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


21일 증권업계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강 부회장은 체코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를 미룰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로 유럽에서 타이어 판매를 늘리는 게 힘들어진 데다 언제 코로나19 여파가 잠잠해질지도 알 수 없는 만큼 당분간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넥센타이어는 2019년 실적을 기준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보인 만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유럽에서 완성차기업들이 자동차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물량을 줄이고 있어 신차용 타이어(OE) 판매를 늘리는 게 여의치 않은 데다 교체용 타이어(RE) 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 기후 온난화로 유럽에서 겨울용 타이어 수요가 줄면서 교체용 타이어 판매에도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넥센타이어의 2019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3년까지 체코 공장에 5700억 원가량을 추가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넥센타이어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체코 공장에 약 6300억 원을 쏟아부었다.

강 부회장은 애초 체코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을 1100만 개로 늘린 뒤 현지 완성차기업을 대상으로 신차용 타이어 수주를 늘려 외형성장을 일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이런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강 부회장은 투자를 미루는 데서 나아가 수익성을 방어하는 방안 마련에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넥센타이어가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 매출 감소로 올해 10년 만에 매출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넥센타이어는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9200억 원을 낼 것으로 증권업계는 바라본다. 2019년 사상 첫 매출 2조 원을 달성한 지 1년 만에 매출이 감소하는 것이다. 

넥센타이어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악화를 벗어나기 위해 광고비, 접대비 등을 절감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부회장이 유럽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온 만큼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유럽은 강 부회장에게 글로벌 톱10 타이어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승부처였다.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자리매김해야지만 넥센타이어의 외형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이다.

그는 2019년 8월 체코 자테츠공장 준공식에서 “아시아지역을 벗어나 유럽에 공장을 세움으로써 진정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을 알림과 동시에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의 고장인 유럽에 생산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유럽 타이어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 부회장은 그동안 체코 공장과 해외 연구소를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직접 유럽사업을 꼼꼼히 챙길 정도로 유럽시장 공략에 힘을 쏟았다. 2019년 12월 실시된 넥센타이어 임원인사에서 신설된 유럽지역 대표를 자처하며 유럽시장 공략에 또 한 번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넥센타이어는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넥센타이어는 3월26일부터 체코 자테츠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한 달 만인 4월26일부터 공장 가동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