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20-04-14 15: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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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현대자동차 재경본부장과 주우정 기아자동차 재경본부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완성차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생산 차질과 판매 악화의 이중고를 겪으면서 고정비 부담을 버텨내고 안정적으로 재무를 관리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재경본부장들 역시 수익성 확보를 통해 현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2분기 영업손실 가능성까지 흘러나오고 있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 현대차 기아차, 코로나19로 실적 악화 가능성 높아
14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실적 전망치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2분기 영업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자동차 사옥. <연합뉴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신흥시장의 3월 자동차 수요는 급감했다”며 “2분기에는 규모만이 문제일 뿐 글로벌 자동차산업 대부분의 기업이 적자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마찬가지 위기를 겪고 있다. 이미 대다수의 증권사들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올해 초보다 대폭 낮춰 잡았다.
특히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차질 문제가 더욱 심각해 2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이날 현대차가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490억 원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가 별도기준으로 분기에 영업손실을 낸 적은 있지만 연결기준으로 적자를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인 2008~2009년에도 현대차는 연결기준으로 분기별 영업이익을 꾸준히 냈다.
기아차의 2분기 전망도 비관적이다. 기아차는 2분기에 영업이익 167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19년 2분기보다 61%가 급감하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재경본부장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재경본부장은 통상적으로 각 기업에서 사업 리스크를 관리하고 재원을 조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에서 나아가 적자전환의 가능성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자금조달을 통한 안정적 재무관리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미래차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그린 대규모 투자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모두 중장기 미래전략을 세우며 2025년까지 각각 60조 원, 29조 원을 미래에 투자하겠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 현대차그룹의 대표적 '재무 전문가' 김상현 주우정 역할 중요
현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김상현 전무가 맡고 있다.
김 본부장은 2019년 말까지만 해도 재경사업부장을 맡고 있었는데 2019년 말 인사에서 최병철 전 재경본부장이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재경본부장을 맡게 됐다.
김 본부장은 현대차에서 재무 관련 부서에서 오래 일한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현대차 회계팀장과 회계관리실장을 거쳤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미국판매법인(HMA)의 재경담당 임원으로 일했다.
김 본부장은 올해 3월에 열린 현대차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이사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현직 재경본부장으로서 사내이사에 오른 것은 현대차 역사상 김 본부장이 처음이다.
현대차가 김 본부장의 역할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대차는 김 본부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오랜 기간 현대차 재경본부의 중역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경험과 고도의 전문성을 축적해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린 경험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다”며 “현대차의 재무적 상황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 김 본부장을 사내이사에 선임함으로써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재무적 의사결정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주우정 전무다.
주 본부장 역시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재경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한 재무 전문가다.
1990년 현대모비스의 전신 현대정공에 입사했고 2000년 기아차 미국판매법인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기아차에서 재경본부 국제금융팀장과 원가기획팀장, 유럽총괄법인 최고재무책임자, 재경본부 재무관리실장 등을 거쳐 2015년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긴 뒤 재경본부 재무관리실장과 원가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기아차로 돌아와 재경본부장에 선임된 뒤 2019년 사내이사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