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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오현 SM그룹 회장. |
국내 중견 건설회사 SM(삼라마이다스)그룹이 동부건설 인수전에 참여했다.
우오현 회장은 동부건설을 인수해 SM그룹의 건설부문을 확대하려고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 회장은 쌍용건설 인수전에 나섰다 쓴잔을 마셨는데 이번 인수전에서 중국기업 등 경쟁후보를 제치고 동부건설을 품에 안을지 주목된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이 동부건설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동부건설 매각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8일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했는데 SM그룹을 포함해 중국계, 중동계 기업, 중소 시행사, 건자재 업체, 사모펀드(PEF) 등 모두 6곳이 인수전에 참여했다.
동부건설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설립한 모태기업이다. 지난해 말 주택경기 침체와 분양사업 실패를 겪으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동부건설은 건설업계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다. 주택 브랜드 ‘센트레빌’로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동부건설은 회생채권이 현재 3200억 원에 이르지만 올 연말까지 1100억 원을 상환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동부익스프레스 7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와 동부하이텍 보유지분 10.2%도 보유하고 있다.
동부건설 매각가는 2천억 원 안팎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후보들 가운데 외국계 기업을 포함한 3곳이 인수의지를 강하게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후보들 가운데 전문 건설사는 SM그룹이 유일하다. 우오현 회장은 전남광주 지역에서 삼라건설이라는 주택건설사로 출발해 우방건설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웠다.
우 회장은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우 회장은 쌍용건설 외에도 건설업과 무관한 벌크 해운회사 팬오션, 구두브랜드 에스콰이아, 리딩투자증권 등 인수전에도 참여했다. 우 회장의 사업다각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SM그룹은 이미 알짜 매물들을 여럿 품에 안아 조양, 벡셀, 남선알미늄, 티케이케미칼 등 제조, 건설, 서비스 부분의 사업분야를 두고 있다. 우 회장은 회사를 새로 인수한 뒤에도 기존 회사이름을 바꾸지 않는 전략을 써왔다.
하지만 우방건설을 인수한 뒤에는 건설부문 자회사 이름을 삼라 대신 우방으로 모두 변경했다. 삼라가 지방에 지역에 연고를 둔 중소건설사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건설업은 회사의 인지도가 수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SM그룹 건설부문은 우방건설을 인수한 뒤 사세가 급속도로 커졌다. 건설 부문 매출이 2012년 444억 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지난해 187위로 상승했다.
우 회장이 동부건설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방건설은 수도권 아파트 분양시장까지 진출하긴 했으나 아직 전국 단위 건설사로서 중량감은 떨어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SM그룹이 동부건설 인수에 성공하면 재건축 단지 수요가 많은 서울 주택건설시장에서도 시너지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공공공사 수주 등으로 건설부문을 크게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매각성사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9일에도 주가가 전일 대비 29.97%(4750원) 올라 4거래일째 상한가를 나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