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햇다. 올해는 삼성SDI가 창립 반세기를 맞는 해라 더욱 뜻깊다.
전 사장은 3년 동안 중대형전지 쪽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기면서 체질 개선 노력을 기울여 왔다. 두 번째 임기에서는 체질 개선의 결실을 맺는데 더욱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전 사장은 1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50기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창립 50주년을 맞아 100년 기업을 향한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술 전문가답게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지속적 성장을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그동안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하고 혁신공법을 도입하는 등 기술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았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시장과 기술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이끌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 사장은 특히 전기차배터리사업을 향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주총 인사말에서 “스마트 모빌리티사회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핵심동력인 배터리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배터리사업은 전 사장이 지난 3년의 임기 동안 삼성SDI의 미래 먹거리로 지목해 온 핵심사업이다. 전 사장이 이날 주총에서 임기 3년의 사내이사에 다시 선임돼 계속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도 전기차배터리사업이 있다.
전 사장은 삼성SDI 대표이사로 재직한 첫 3년 동안 매출을 2배로 늘리고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해외 중대형전지공장 신증설 등 전기차배터리 분야를 키우는 데 많은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중대형전지 매출비중은 전 사장 취임 전인 2016년 18%에서 2019년 30%대까지 높아졌다. 이런 체질개선 성과를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2020년 유럽 환경규제 강화와 함께 주요 자동차기업들이 전기차 신모델을 대거 출시하는 등 글로벌 전기차시장은 한 단계 도약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삼성SDI도 중대형전지사업에서 흑자전환이라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배터리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익성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사장이 진행해 온 체질 개선 노력이 열매를 맺는 셈이다.
전 사장이 배터리업계에서 역할과 위상이 더욱 공고해진 것도 삼성SDI의 배터리사업이 탄력을 받을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사장은 최근 국내 배터리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전지산업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2017년 조남성 전 사장이 물러난 이후 LG화학에 넘겨줬던 협회장 자리를 3년 만에 삼성SDI가 다시 찾아왔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전기차시장 성장에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전 사장에게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업계에 코로나19가 미치는 충격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는 2월까지만 해도 9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으나 한 달 만에 430달러까지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다. 삼성SDI 주가 역시 2월 고점과 비교해 30% 이상 빠졌다.
특히 전 사장은 헝가리공장 증설 등 유럽시장에 각별히 신경을 써왔는데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유럽 전기차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수요 하락세가 일반차보다 크다”며 “감소율이 높은 국가가 유럽에 집중돼 있고 전기차 출시를 앞둔 기업 중심으로 전기차 출하가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