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그룹 ‘오너3세’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이 올해 초부터 대신증권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경영권을 다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2019년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오히려 배당규모를 늘렸는데 양 사장이 늘어난 배당금을 활용해 대신증권 지분율 확대하는 데 속도를 낼 수도 있다.
12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양 사장은 올해 1월부터 3월11일까지 23번에 걸쳐 장내매수를 통해 대신증권 주식을 취득했다.
그 결과 양 사장의 지분율은 2019년 9월 말 기준 7.79%에서 8.28%로 높아졌다.
‘오너3세’인 양 사장의 지분 매입은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의미뿐 아니라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을 단단히 만든다는 의미도 지닌다.
대신증권은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양 사장과 어머니인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 등이 자사주 상여금, 장내매수 등을 통해 지분을 계속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지분율이 높지 않다.
11일 기준으로 양 사장과 이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합치더라도 12.83%에 불과하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지배기업인 메리츠금융지주 지분을 70% 가까이 들고 있고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오너2세인 김남구 부회장도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분을 20% 넘게 보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양 사장이 대신증권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이 떠오르는 이유다.
양 사장은 대신증권의 배당금으로 대신증권 지분을 늘릴 '실탄'도 확보했다.
대신증권은 2019년 순이익 940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33.2% 줄었지만 2019년 결산배당 총액을 690억 원으로 늘렸다. 2018년 결산배당 총액은 455억 원이었다.
한 해 거둔 순이익 가운데 70% 이상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는데 배당성향 73%는 증권사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양 사장은 2019년 9월 말 기준으로 지분 7.79%를 보유했다. 약 40억 원을 배당으로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양 사장이 배당금을 받아 대신증권 주식을 추가로 사들일지는 개인적 판단이기 때문에 알 수 없다”면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식을 매입하는 방향성은 맞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대신증권 창업주인 양재봉 대신증권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양회문 전 대신증권 회장의 첫째 아들로 오너3세 경영인이다.
양 사장은 1981년에 태어나 아직 대신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 않고 업무총괄 사장으로서 역할을 맡고 있다. 대신증권은 나재철 전 대표이사에 이어 오익근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내정돼 현재 주총 승인을 앞두고 있다.
양 사장은 2006년 6월 대신증권 사원으로 입사한 뒤 2007년 5월14일 대신증권의 계열사인 대신투자신탁운용 상무이사, 같은 해 10월1일 대신증권 전무, 2008년 2월29일 대신증권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2010년 5월28일 대신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돼 등기이사에도 이름을 올렸다. 2012년 사내이사직 유지한 채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2014년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