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상무)이 침묵을 깨고 공개 주주서한을 띄우며 KB자산운용의 주주 행동주의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KB자산운용은 최근 효성티앤씨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보냈는데 SM엔터테인먼트를 향한 공세를 재개할지에도 시선이 몰린다.
▲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상무). |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이 공개 주주서한을 보낸 건 지난해 6월 SM엔터테인먼트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낸 이후 무려 9개월여 만이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광주신세계, KMH, 인선이엔티, SM엔터테인먼트에 공개 주주서한을 보냈으나 6월 SM엔터테인먼트를 끝으로 한동안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지 않았다.
KB자산운용의 오랜 침묵을 놓고 SM엔터테인먼트를 향한 거센 공세에도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데다 주가 변동성만 높였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부담감이 컸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SM엔터테인먼트는 KB자산운용의 제안을 모두 거부했다.
KB자산운용이 올해 효성티앤씨를 시작으로 한동안 멈춰 있던 주주 행동주의를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KB자산운용은 이에 앞서 2월 광주신세계, 골프존, KMH, 컴투스, SM엔터테인먼트의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한 데 이어 3월 게임빌의 투자목적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이 회사들 가운데 대부분은 지난해 KB자산운용이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배당을 늘리거나 사업 방향을 조정하라고 요구했던 곳이다.
KB자산운용이 특히 SM엔터테인먼트에 공세를 재개할지 주목된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지난해 1년 동안 26% 이상 하락했다.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면서 KB자산운용의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지난해 KB자산운용의 적극적 주주 행동주의를 이끌었던 밸류운용본부의 최웅필 상무와 정용현 팀장 등도 여전히 건재하다. 밸류윤용본부가 운용하는 ‘KB주주가치포커스’ 펀드는 지난해 증시 부진 속에서도 17%에 가까운 높운 수익률을 거두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해 이행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는 자율지침이다. 단순히 주식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주주행동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
최웅필 상무는 가치투자를 대표하는 펀드매니저다. 한국밸류자산운용 출신으로 국내 가치투자의 대부로 불리는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와 10여 년 동안 함께 일했다. 가치투자란 본질적 가치가 양호한데도 시장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채원 대표의 오른팔로 불릴 만큼 최측근이며 투자철학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 상무 스스로 “이채원 대표로부터 주식을 배웠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다.
최 상무는 2009년 11월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의 권유로 KB자산운용에 합류했다. 현재 밸류운용1팀을 이끌고 있는 정용현 팀장도 당시 함께 자리를 옮겨 10년 넘게 호흡을 맞추고 있다. 정 팀장은 1982년생으로 최 상무의 ‘수제자’로 통한다.
정 팀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주주 행동주의는 일회성 테마가 아니라 장기적 트렌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기업과 주주가 상생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라고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