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규모가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증권사들의 상장주관실적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2019년 상장주관실적 1위와 2위에 오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선두경쟁 결과에 시선이 몰린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기업공개의 공동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선정되면서 두 회사의 상장주관실적 경쟁이 올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4일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간을 기업공개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소속사로 기업가치가 1조 원이 넘는 이른바 ‘유니콘 기업’으로 분류돼 기업공개시장에서 기대주로 일찍부터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는 3조에서 6조 원으로 평가되며 공모규모도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증권사들의 상장주관실적을 좌우할 ‘대어’로 꼽혔던 SK바이오팜과 어깨를 견줄 만한 수준이다. SK바이오팜은 기업가치가 5조 원을 넘을 것으로 평가된다.
SK바이오팜은 2019년 12월30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상반기 안에 상장절차가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 기업공개 대표주관을 맡은 데 이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주관사에도 뽑혀 2020년 상장주관실적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을 뒤쫓고 있다. SK바이오팜에 버금가는 ‘대어급’ 기업공개로 꼽혔던 태광실업의 상장이 늦춰지면서 대규모 주관실적을 쌓는데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태광실업 역시 4조 원에서 5조 원에 이르는 기업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됐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공모규모가 1조 원을 넘는 기업공개가 없었던 만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SK바이오팜, 태광실업 등 기업공개는 업계에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이른바 ‘랜드마크’ 거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랜드마크 거래 가운데 하나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실적을 한 곳에서 독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1위 경쟁을 하고 있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으로 나눠 차자히게 되면서 2020년 상장주관실적 경쟁의 결과를 섣불리 가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이 CJ헬스케어와 블랭크코퍼레이션 등 상장주관도 맡으며 실적을 쌓고 있는 점도 상장주관실적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CJ헬스케어의 기업가치는 약 2조 원, 블랭크코퍼레이션의 기업가치는 약 1조 원으로 평가된다.
2019년 기업공개 주관실적은 NH투자증권이 1조184억 원으로 1위, 한국투자증권은 7953억 원으로 2위였다.
한국투자증권의 2019년 상반기 상장주관실적은 280억 원으로 8위에 그쳤지만 하반기에만 약 7600억 원이 넘는 주관실적을 쌓아 NH투자증권을 부지런히 따라잡았다.
2019년 하반기 기업공개 실적만 놓고 보면 한국투자증권의 기업공개 주관실적은 7673억 원으로 NH투자증권 6465억 원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뒷심’을 발휘해 기업공개 주관 경쟁에서 역전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하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 주관은 기업공개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발행사의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 인수합병 등 자금조달 주관을 따내기에 유리한 지점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