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형석, 애경 미용식품시장 뛰어들다  
▲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아모레퍼시픽과 엘지생활건강 따라잡기에 나섰다. 애경그룹이 생활용품과 화장품 브랜드에다 미용식품 브랜드를 추가했다.

애경은 올해 초 식품 브랜드 ‘헬스앤’을 만들어 분말타입의 요구르트제품을 출시했다. 물을 부어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품 종류다. 소설커머스와 인터넷쇼핑몰, 홈쇼핑 등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다. 다이어트와 미용에 좋은 제품이라는 마케팅이 주효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애경 관계자는 전했다.

애경 관계자는 "유기농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성분으로 화장품소재를 연구하던 중 유기농 천연성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분말화 기술력을 적용해 1년간 연구 끝에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경이 내놓은 두 번째 제품은 '브이24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다. 제품명만 봐도 알 수 있듯 다이어트 보조식품이다. 출시된 두 제품을 보면 애경의 식품 브랜드가 어떤 방향을 잡고 있는지 확인된다. 음식으로 분류하기보다 다이어트와 미용식품으로 분류하는 게 어울리는 제품들이다.


다이어트와 미용식품은 진출하기 까다로운 분야는 아니다. 직접 생산설비를 갖출 필요도 없이 다른 회사에 맡겨 제작하기 때문이다. 애경 제품 뒷면에 제조사와 판매사가 따로 기재되어 있다. 판매사는 애경 헬스앤이고 제조사는 노바렉스다. 노바렉스는 96년부터 ‘CJ 디팻’등 다양한 브랜드의 다이어트 식품을 많이 만든 회사다.


채형석 부회장은 2011년 애경에 ‘신채널사업부문’을 만들었다. 식품사업은 이 부서가 주관해 1년 전부터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기획했다. 애경은 “신채널사업부문은 신사업뿐 아니라 기존제품의 유통채널을 바꾸는 등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는 부서”라며 “앞으로도 획기적 제품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어트와 미용식품 브랜드는 이미 아모레퍼시픽과 엘지생활건강도 보유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02년부터 다이어트 보조식품과 비타민 등을 팔아 왔다. 현재 식품 브랜드만 4개다. 엘지생활건강 역시 다이어트식품과 홍삼을 파는 식품 브랜드가 2개다.


애경은 아모레퍼시픽이나 엘지생활건강과 사업부문이 겹친다. 화장품과 생활용품이 겹쳤는데 이제 미용식품까지 겹치게 됐다. 그 중 화장품부문은 아모레퍼시픽이 전통 강자였고, 엘지생활건강이 그 뒤를 따랐다. 애경은 화장품 브랜드 수도 적고 인지도도 약해 경쟁에서 한참 뒤졌다.


치약 칫솔 비누 샴푸 세탁세제 주방세제 등을 포함하는 생활용품 부문은 엘지생활건강이 1위를 유지해왔다. 애경은 2위를 지키고 있었는데 최근 몇 년간 점유율이 조금씩 낮아지더니 결국 지난해 처음으로 아모레퍼시픽에 추월당했다. 2009년 애경과 아모레퍼시픽의 점유율은 각각 17%대 11.8%였으나, 2013년 16.1%대 16.6%를 기록했다. 엘지생활건강의 점유율은 34%였다.


전문가들은 생활용품부문에서 뒤쳐진 애경이 식품사업에 진출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주력 사업이었던 생활용품 분야가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신성장동력사업에 대한 채형석 총괄부회장의 의지도 확고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애경은 “그동안 연구개발 데이터와 애경의 유통망에 채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면 식품업계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미용식품업계도 포화시장인 만큼 애경의 식품사업 결과를 마냥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경이 기존에 없던 획기적 제품을 내놓지 않는다면 채 부회장의 사업다각화 의지가 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