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홍 GS건설 사장은 새 성장동력으로 왜 모듈러주택을 점찍었을까?
성장성이 높은 모듈러주택사업으로 건설업의 고도화를 이루면서 해외사업의 다양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21일 폴란드와 영국에 이어 미국까지 모듈러건축 전문업체 3곳을 순차적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GS건설은 폴란드의 단우드를 인수하는 데 1800억 원을 투자했다. 영국과 미국업체의 인수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체 투자금액을 모두 합하면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GS건설은 2019년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약 1조5500억 원 정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고려해도 상당히 과감한 투자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모듈러주택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듈러공법은 건축물의 전부 혹은 일부를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으로 들여와 조립하는 기술을 말한다.
국내에서 모듈러공법을 이용한 주택개념은 아직 생소하지만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인력난 및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할 수 있는 선진 건축물로 각광받고 있다.
‘건설업의 제조업화’를 통해 기술적 진입장벽을 높이고 수익성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등 건설업의 고도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현재 약 1천만 세대가 모듈러주택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역시 모듈러공법으로 만든 건축물이 전체의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허 사장은 GS건설의 신사업을 이끌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허 사장은 이번 모듈러주택 관련 인수에서도 영국과 폴란드를 돌며 사업을 챙기는 등 사업을 선두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사업의 성공 여부는 허 사장이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데도 반드시 필요한 만큼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이 인수를 추진하는 폴란드, 영국, 미국 등 3개 업체의 주요 영업지역과 전문분야가 각각 다른 점도 각 업체 사이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허 사장은 “GS건설은 이번 인수로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며 “인수업체 사이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모듈러건축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이번 인수를 기반으로 향후 유럽과 미국 전역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만약 GS건설이 글로벌 모듈러주택시장에서 자리를 잡는다면 해외사업에서 공종별, 지역별 포트폴리오를 보다 다채롭게 꾸릴 수 있게 된다.
GS건설은 아울러 국내 모듈러주택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모듈러주택을 포함한 국내 모듈러건축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1조1600억 원에서 2022년 2조4200억 원까지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 관계자는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건설인력 고령화와 인력난 및 환경요건 강화로 모듈러건축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오세아니아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사장은
허창수 GS건설 명예회장의 아들로 GS건설 경영을 이어받을 일순위 후계자로 꼽힌다. 2018년 7월 신사업추진실을 맡은 뒤 2018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9년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에 오른 뒤 인도 태양광발전 개발사업 등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