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로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배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하고 포스코 비자금 조성에 관여하는 등 포스코 본사와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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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성로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 |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12일 포스코그룹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성로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배 전 회장은 동양종합건설 최대주주로 2003년 동양종합건설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2005년부터는 계열사인 영남일보 회장을 맡고 있다.
배 전 회장은 동양종합건설과 운강건설, 영남일보 등을 운영하며 60억여 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 전 회장은 또 계열사 자산 정리 과정에서 동양종합건설의 알짜 자산을 운강건설 등에 옮기고 반대로 부실 자산은 떠넘겨 동양종합건설에 100억 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배 전 회장은 이밖에도 분식회계와 이를 활용한 금융권 사기 대출 의혹도 받고 있다.
배 전 회장의 횡령 및 배임, 사기 혐의와 관련된 범죄액수는 300억 원대에 이른다.
검찰은 이날 배 전 회장의 개인 비리와 함께 포스코그룹 건설사업 수주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회장은 정준양 전 회장과 포항제철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배 회장은 지역언론사 회장까지 맡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영일과 포항 일대 출신 인사들(영포라인)과 두터운 친분을 형성했다.
검찰은 동양종합건설 대표로 재직했던 배 회장이 2009년부터 최근까지 포스코 그룹의 국내외사업에 참여하면서 회삿돈을 횡령해 포스코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종합건설은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재임시설 포스코로부터 10여 건의 대규모 해외공사를 잇달아 수주했다.
동양종합건설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브라질 제철소 등 포스코의 굵직한 해외 건설사업에 모두 참여했다. 특히 포스코건설의 해외 레미콘 공사는 동양종합건설이 사실상 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포스코의 해외공장 건설 사업 과정에서 동양종합건설에 수십억 원대의 특혜를 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검찰의 포스코 수사는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 정동화 전 부회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두차례나 기각되면서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그러나 배 전 회장의 조사 과정에서 포스코 수뇌부의 특혜나 비리 연루 정황이 밝혀지면 포스코 최고위층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검찰은 배 전 회장을 조사한 뒤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