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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회장 "전재산 1백억 내놓겠다"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4-24 18: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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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진해운의 실제 주인으로 지목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세월호 침몰사고 위로금으로 1백억 원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사진판매로 번 전 재산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여론이 나빠지고 수사망이 좁혀지자 직접 사태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유병언, 위로금조로 전 재산 1백억 내놓겠다

전 회장 측의 손병기 변호사는 24일 “유 전 회장의 재산 1백억 원으로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유 전 회장이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피해가 얼마든 가진 재산으로 전부 다 위로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병언 전 세모회장 "전재산 1백억 내놓겠다"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손 변호사가 밝힌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은 약 1백억 원이다. 유 전 회장이 수천억 원의 재산을 숨겼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말이다. 그는 “서울 염곡동 (유 전 회장) 자택 인근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부동산을 남의 명의로 숨겨놨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손 변호사는 유 전 회장이 받고 있는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도 전면 부인했다. 오히려 유 전 회장이 사진판매 등의 문화사업으로 계열사 수익을 늘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열사인 천해지는 지난해 조선사업 부문에서 적자를 냈다”며 “반면 유 전 회장 작품을 (판매하는 것을) 비롯한 문화사업을 하면서 16억 원의 흑자를 냈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에 따르면 천해지는 지난해 조선사업에서 2억 원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문화사업 분야에서 유 전 회장의 작품을 팔아 18억 원을 벌면서 흑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조선기업인 천해지는 청해진해운의 대주주다. 천해지는 지난해 11월 유 전 회장의 사진작품 판매를 맡은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 문화사업 부문을 흡수합병했다. 이때 인수한 자산 160억 원 중 126억 원 규모의 상품은 유 전 회장의 사진작품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천해지가 상품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보고 사진을 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청해진해운 등 다른 계열사도 그의 사진을 비싸게 사들인 증거가 포착됐다. 유 전 회장이 계열사에 작품을 부당한 가격에 팔아 재산을 불린 셈이다.


손 변호사는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를 통해 주로 (유 전 회장의) 주위 사람과 계열사가 작품을 샀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밖에 해외 수집가들에게도 작품을 판매했다”며 부당거래 가능성은 부정했다.


손 변호사는  “(계열사의 유 전 회장 사진구매는) 강압적으로 시킨 것이 아니라 각 계열사의 경영판단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열사가 그에게 보고하거나 사전 자문을 부탁했을 수는 있다”면서도 “(유 전 회장이 계열사에) 이래라저래라 간섭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유 전 회장이 기업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고 강조했다. 대신 경기 안성시에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종교시설 ‘금수원’의 사진작업실에 주로 머문다고 설명했다.


유 전 회장이 회사나 교회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과도 선을 그었다. 손 변호사는 “(유 전 회장이) 계열사와 고객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문료를 받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바로 “비자금은 금시초문”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정했다.


유 전 회장은 지난 16일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나고 일주일이 넘게 흐른 뒤 손 변호사를 통해 직접 입장을 나타냈다. 두 아들이 대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도 지난 22일에야 “속죄와 더불어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 수습안을 마련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 검찰과 금감원, 국세청 사정당국 모두 나서


검찰은 청해진해운과 계열사에 연관된 관계자들의 범죄행위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유 전 회장의 횡령과 배임혐의를 살펴보는 중이다. 계열사의 불법대출도 조사하고 있다. 국세청은 역외탈세와 재산은닉을 포함한 세금문제를 전담한다. 관세청도 재산추적에 협조하고 있다.

  유병언 전 세모회장 "전재산 1백억 내놓겠다"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관련 수사를 맡은 인천지검 특별수사팀 팀장 김회종 차장검사

검찰 수사를 맡은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24일 전날 실시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에 들어갔다. 회사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진행한다. 기독교복음침례회 경리로 일했던 관계자를 소환해 이쪽 자금이 유입됐는지도 알아보고 있다.

특별수사팀은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 조사가 끝나는 대로 유 전 회장과 장남 유대균씨를 소환하기로 했다. 현재 유럽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차남 유혁기씨의 소재도 파악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의 불법자금 세탁과 국외재산 은닉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특별수사팀은 유 전 회장 일가와 측근 인사들의 계좌추적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현재 알려진 것 외에 수백억 원에 이르는 숨겨진 재산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한식 청해진해운 사장 등 계열사 대표들이 재산을 감추는 일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자금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세모신용협동조합을 살피고 있다. 필요할 경우 특별검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이 출자한 한평신협과 인평신협도 가까운 시일 안에 현장조사를 한다.


청해진해운 계열사와 거래한 시중은행 4곳에 대한 특별검사도 진행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청해진해운 계열사에 대출을 취급한 금융사를 대상으로 25일부터 특별검사에 착수한다”고 24일 밝혔다. 은행의 불법대출과 대출채권 리스크관리 적정성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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