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19년 국내 판매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썼지만 글로벌 판매에서는 5년 연속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현대차는 올해도 해외 판매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글로벌 판매 눈높이를 지난해보다 낮춰 잡았다.
현대차는 2019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국내 74만1842대. 해외 368만802대 등 모두 442만2644대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2018년과 비교해 국내 판매량은 2.9% 늘어났지만 해외 판매량은 4.8% 줄었다.
목표 달성에도 실패했다. 현대차는 2019년 초에 국내 71만2천 대, 해외 396만8천 대 등 모두 468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보다 26만 대가량이 못 미쳤다.
이로써 현대차는 2015년부터 5년 연속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하게 됐다. 현대차는 2014년에 글로벌 판매 490만 대를 목표로 세웠는데 당시 496만 대가량을 판매해 목표를 이뤘다.
현대차가 목표 달성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신흥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한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 판매만 보면 현대차는 2014년에 427만8265대로 정점을 찍었다. 2015년 425만여 대로 소폭 감소했는데 2017년에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라 400만 대 선이 무너졌고 2019년에는 급기야 360만 대 선까지 후퇴했다.
지난해 해외 판매량은 2011년 336만8천여 대 이후 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를 보였다.
올해도 해외 판매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는 2020년 해외 판매 384만4천 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보다 판매목표를 3% 정도 낮춘 것인데 이런 목표 하향 기조는 2017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에도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의 침체와 세계적 저성장기조 장기화, 무역갈등 등으로 시장환경이 어려울 것”이라며 “권역별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수익성 중심의 사업 운영체제를 확립해 수익성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사업의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판매에서 부진했지만 국내 판매에서는 역대급 성적을 냈다.
현대차의 2019년 내수 판매량은 74만 대가 넘는데 이는 2000년 이후 최고치다. 8세대 쏘나타와 그랜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 팰리세이드 등이 판매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현대차는 이를 기념해 2019년 12월24일 국내사업본부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인당 3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런 자신감을 근거로 올해 국내 판매목표를 73만2천 대로 제시했다. 국내 판매 목표는 2017년 이후 3년 연속 상향조정되고 있다.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GV80의 성공적 론칭에 힘쓰는 한편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적으로 투입해 국내시장에서 정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