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화유니그룹 BOE, 메모리반도체 세계1위를 노린다  
▲ 자오 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좌)이 2014년 9월30일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와 지분매각 협약을 맺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메모리반도체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설계(팹리스), 위탁생산(파운드리) 같은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메모리반도체 부문에 뛰어들지 않았다.

올해 들어 중국최대 디스플레이기업 BOE와 중국최대 반도체기업 칭화유니그룹이 메모리반도체 진출의사를 밝히면서 중국기업의 메모리반도체 진출이 가시화하고 있다.

◆ 칭화유니그룹, 삼성전자처럼 종합반도체기업 꿈꿔

중국의 최대 팹리스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은 지난 7월 세계 3위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에게 인수를 제안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이미 2013년 팹리스업체인 스프레드트럼과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해 단숨에 중국최대 팹리스기업으로 거듭났다.

칭화유니그룹은 시스템반도체에 이어 메모리반도체 업체까지 인수해 삼성전자와 같은 종합반도체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칭화유니그룹의 마이크론 인수와 관련해 진전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칭화유니그룹의 마이크론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 칭화유니그룹이 마이크론의 기업 가치에 비해 낮은 가격을 제시한 데다 마이크론의 반도체가 미국에서 군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안보논란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칭화유니그룹과 마이크론이 제휴형태로 손을 잡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사업 특성상 공정전환이나 신규 생산라인 건설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흑자기조인 마이크론이 회사를 중국기업에게 매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인수보다 양사의 전략적 제휴가 더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 BOE, 메모리반도체 사업 진행 중

칭화유니그룹에 앞서 중국최대 디스플레이 제조기업인 BOE도 메모리반도체 진출의 야심을 드러냈다.

BOE는 지난 4월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노트북과 태블릿PC 등에 들어가는 소형 LCD사업을 총괄하던 왕자훙 회장에게 반도체사업을 준비하는 조직을 담당하게 했다. 왕 회장은 소형 LCD사업에서 손을 떼고 메모리반도체 사업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BOE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미국 등에서 반도체 관련 전문인력 영입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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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동성 BOE회장.
왕둥성 BOE 총괄회장은 “반도체 관련 고급인력들은 연봉에 신경쓰지 말고 무조건 영입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엘피다 최고경영자였던 사카모토 유키오 사장이 영입됐다는 말도 나돈다. 사카모토 사장은 엘피다 D램개발을 지휘한 인물로 엘피다가 마이크론에 인수된 뒤 사임했다.

반도체와 LCD가 유사한 공정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BOE는 좀 더 수월하게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BOE는 과거 현대그룹 계열사였던 하이디스를 인수해 디스플레이시장에 진출했다. 그뒤 BOE는 중국정부의 지원 아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BOE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대형 디스플레이시장에서 점유율 5위를 기록했다.

◆ 메모리반도체에 뛰어드는 여러 기업들

칭화유니그룹이나 BOE처럼 굵직한 기업들 외에도 중국의 다양한 반도체기업들이 정부의 지원 아래 메모리반도체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 D램 설계업체 SCS는 D램분야 개발인력 100여 명을 확보하고 DDR3와 38나노 D램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파운드리업체 XMC도 지난해 9월 미국 비메모리업체인 스팬션과 MOU를 맺고 3D 낸드플래시 공동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동심반도체는 지난 4월 한국 메모리반도체 설계업체인 피델릭스 지분 15.9%를 85억 원에 매입했다. 동심반도체는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25.3%까지 늘려 이 회사 최대주주가 됐다.

중국 국영펀드도 해외 메모리반도체 설계업체를 인수했다.

중국 서밋뷰캐피털이 중심이 된 투자 컨소시엄은 지난 3월 미국 메모리 설계업체 ISSI를 6억4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