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노조와해 혐의 관련 재판에서 임직원들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놓고 사과하고 건강한 노사문화 정립을 다짐했다.
재판의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고 1심이 끝난 시점에서 삼성그룹이 이처럼 전향적 태도를 나타낸 것은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왼쪽)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18일 입장문에서 “노사 문제로 많은 분들게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열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1심 재판에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은 징역 1년6개월을 받고 법정구속됐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구속된 것은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박용기 삼성전자 부사장, 정금용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대표 등도 집행유예를 받았다.
이들은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설립되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이른바 ‘그린화 작업’으로 불리는 노조와해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미래전략실에서 하달돼 계열사와 자회사로 배포된 노조 와해 전략 문건이 수 없이 많다”며 “문건들을 굳이 해석할 필요 없이 문건 자체로 범행 모의, 실행 공모까지 인정할 수 있는 것이 많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 수리기사가 파견관계에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서비스는 하협력업체를 하부조직처럼 운영했다”며 “각종 지침 등을 통해 수리기사들에게 상당한 지휘 및 명령을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