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사수 의지를 분명히 한 뒤 롯데그룹 단속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 사장단이 긴급회의를 열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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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왼쪽)이 4일 롯데월드타워 홍보관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신격호 총괄회장 측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이 전현직 계열사 대표들을 불러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체제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자 내부단속에 나선 것이다.
또 롯데그룹 계열사 사장단들을 앞세워 정통성이 신동빈 회장에게 있음을 과시하는 여론전의 성격도 짙다.
롯데그룹 37개 계열사 사장단은 4일 오전 서울 제2롯데월드 홍보관에서 회의를 열어 롯데그룹의 위기상황을 논의하고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 현 상황에 대한 반성과 함께 재계 5위와 50년 역사를 만들어 온 롯데그룹을 사리사욕으로 흔드는 일을 묵과할 수 없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사장단 회의에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을 비롯해 이원준 롯데쇼핑 사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 37명이 참석했다.
롯데그룹 사장단은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이 대표로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롯데그룹이 이끌어갈 리더로 오랫동안 경영능력을 검증받고 성과를 보여준 현 신동빈 회장이 적임자임에 의견을 함께하고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최근 발생한 일련의 불미스러운 논란으로 국민과 임직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최고 경영진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장단은 “롯데그룹은 국민과 더불어 성장해 온 대한민국 기업”이라며 “특정 개인이나 가족의 전유물이 아니고 모든 고객, 주주, 파트너사, 18만 명에 달하는 직원이 함께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사장단은 “롯데그룹 설립자로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해 오신 신격호 총괄회장에 존경심을 표하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병용 사장은 긴급 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났다.
노 사장은 “사장단은 작금의 사태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했으며 이번 사태로 계열사 경영과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이번 결의문은 신 총괄회장에게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며 신동빈 회장에 보고할 내용도 아니다”라며 “신 회장도 기사 보고 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사장은 신동빈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 다르지 않냐는 취재진 질문에 “다른 뜻을 지니고 있다면 그렇기 때문에 함께 가야 한다는 사장단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신 회장이 회의를 직접 소집한 것이 아니라 주요 사장단이 자발적으로 조직 재정비에 나서는 차원에서 모인 것이라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날 오후 수도권 인근 건설현장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전날 일본에서 귀국한 직후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방문하는 등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