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에서 귀국하자마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방문했다.
부자의 만남은 단 5분 만에 끝났다. 신 회장은 이어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으로 직행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나 화해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산사스 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문적박대를 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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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오후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
부자의 만남이 롯데그룹 경영권 다툼의 타협책을 찾는 실마리가 될지 혹은 확전을 위한 선전포고인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신선호 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타협책을 찾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3일 오후 3시30분께 롯데호텔 34층에 있는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찾았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과 단 5분 동안 만난 뒤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에게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으며 "일본을 잘 다녀왔다"라고 인사했다. 신 총괄회장은 "어허, 그러냐"라고 대답했다..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을 만나고 지하 출입구를 통해 호텔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이번 만남으로 부자가 화해를 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부자가 화해한 자리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함께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선호 회장은 이날 오후 6시40분께 롯데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 방에 들어오자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가라'고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신선호 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며 "다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도 신격호 총괄회장 방 바로 옆방에 있었으나 신동빈 회장과 만나지 않았다고 신선호 회장은 전했다.
신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난 뒤 곧바로 제2롯데월드를 방문해 101층 공사현장을 살폈다.
신 회장의 이런 행보로 볼 때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이날 공항에서 “총괄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국내에 있는 그룹을 정상화하고 발전시키는 게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제2롯데월드는 바로 그런 의지를 나타내는 곳이다.
신 총괄회장의 동생인 선선호 회장은 이날 오후 3시경 롯데호텔 소공점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 총괄회장 동영상과 해임 지시서 등이 신 총괄회장의 뜻에 따른 것인지 묻자 "그렇다"며 "일본 출국도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 맞다"고 대답했다.
신선호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대해 "우리보다 건강하다"며 "100살도 더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선호 회장은 "신동주가 한국을 아주 좋아하고 한국적"이라며 "친척을 만나고 걸 좋아하고 큰 어머니 제사 등에 빠진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신선호 회장은 "신동주가 능력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는 것은 똑똑하지만 욕심이 없어서 그렇다"며 "공평하게 평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