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으로 대표되는 국내 이커머스회사들이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 박은상 위메프 대표이사.
13일 위메프에 따르면 2020년에는 최저가 상품군을 늘려 상품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높인다.
특가할인은 대형마트에서 펴고 있는 최저가 전략을 말한다. 여기에 이커머스 특성상 특정시간에 할인쿠폰을 배포하거나 소수의 상품을 기존가격보다 매우 싸게 내놓는 서비스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위메프는 이를 위해 대규모 인력을 채용한다.
위메프는 12일 2020년 12월까지 상품기획자(MD)를 1천 명 더 뽑을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330명의 상품기획자를 두고 있는데 내년에 4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상품기획자들이 많아지면 기존보다 많은 파트너사를 확보할 수 있어 특가 상품을 더 확충할 수 있는 데다 시장상황에 따라 가격할인 쿠폰도 더 탄력적으로 배포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상품들도 더욱 빠르게 위메프에 들여올 수 있어 위메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다른 이커머스회사들이 배달 등 물류에 투자하는 것과 다른 모양새라고 할 수 있다.
박 대표는 당초 위메프에서 직매입을 바탕으로 하는 ‘원더배송’과 ‘신선생’ 등의 사업도 추진했지만 눈덩이처럼 적자가 불어나자 발을 빼고 있다.
위메프는 현재 일부 주문이 많고 재고관리가 쉬운 휴지나 물티슈 등의 상품만 직매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의 로켓베송으로 격화된 국내 이커머스시장의 ‘배송전쟁’은 직매입을 바탕으로 물류 인프라까지 구축해야하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가 집행돼야 한다.
하지만 ‘새벽배송’ 등 빠른 배송서비스를 갖추더라도 출혈경쟁이 계속되자 박 대표는 특가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를 위해 실탄도 넉넉히 채웠다.
위메프는 올해 하반기에만 모두 3700억 원의 실탄을 확보했다.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신주 발행 방식으로 1200억 원을 투자받았다. 위메프의 모기업인 원더홀딩스도 2500억 원을 위메프에 지급했다.
박 대표는 든든한 실탄을 들고 내년에도 ‘선택과 집중’에 초점을 맞춰 공격적 경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메프는 박 대표의 최저가전략에 힘입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위메프는 거래규모는 2014년 1조6천억 원 안팎이었으나 2018년 5조4천억 원까지 늘어나며 급성장했다. 반면 영업손실은 2015년 1424억 원에서 2018년에 390억 원까지 줄였다.
내년은 박 대표에게 무척 중요한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위메프는 공격적 투자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흑자전환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롯데와 신세계가 본격적으로 온라인사업의 덩치를 키울 가능성이 높아 이런 유통공룡들의 게센 추격도 뿌리쳐야 한다.
위메프 관계자는 “이번 채용을 통해 여러 방면에서 전문성을 갖춘 상품기획자를 대거 확충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시장에서 발빠른 대처를 해나갈 것”이라며 “확보한 자금을 통해 파트너사에 투자해 기존 성장을 뛰어넘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