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스즈키컵 10년 만에 우승. 2019년 동남아시안게임 60년 만에 우승.
베트남을 열광시키는 ‘박항서 매직’에 한국 식품기업 대상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임정배 대상 식품BU 대표이사 사장은 베트남 식품사업에서 이미 박항서 감독을 모델로 기용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데 ‘박항서호’의 승승장구에 앞으로도 수혜가 예상된다.
12일 '타인니엔' 등 베트남 매체들은 60년 만에 베트남에 동남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긴 박항서 감독과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의 입국을 반기는 국민들의 반응을 대서특필했다.
타인니엔은 이번 동남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박 감독의 인기가 더욱 높아져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는 외국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박항서 감독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대상으로서는 만세를 부를 일이다.
박항서 감독의 인기로 베트남에서 대상 식품 브랜드의 인지도와 인기가 올라가면 사업 확장에도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은 소비자 접점이 높은 부문인 만큼 베트남 국민 영웅 박항서 감독을 모델로 쓴 효과가 더욱 클 수 있다.
임 사장은 현재 베트남에서 현지 생산시설과 제품군을 넓히면서 식품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임 사장은 2019년 초 글로벌사업 전략으로 “베트남과 중국 등에 현지 생산 인프라를 확대해 현지에 더욱 밀착되는 사업구조를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자회사 미원베트남을 통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미원베트남은 올해 5월 약 14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임 사장이 베트남 식품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대상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베트남 식품사업 설비 등에 투자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직까지 베트남 매출의 큰 부분을 조미료와 김, 장류가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박 감독을 모델로 기용한 종가집 김치와 육가공 제품 브랜드인 '득비엣푸드' 소시지를 비롯해 라면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종가집 김치와 득비엣푸드 브랜드 제품들은 박 감독의 TV광고 등이 방영된 2018년 6월 이후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에 힘입어 대상은 2018년 베트남 법인 매출이 2017년보다 15% 넘게 늘어났다.
▲ 베트남 매체들이 11일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의 동남아시안게임 우승 소식을 1면에 실었다. <연합뉴스> |
대상 베트남 법인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2018년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하며 2018년보다 더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기존 교민시장을 중심으로 하고 있던 식품사업을 현지인시장으로 넓혀가면서 실적이 늘어나고 있다”며 “확실히 박항서 감독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뒤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은 1994년 미원 베트남 법인을 세워 조미료 제품으로 베트남시장에 진출했다. 1995년부터는 하노이시 근처에 생산공장을 세워 본격적으로 조미료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고 그 뒤 튀김가루, 간장, 소스, 김치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왔다.
2016년에는 현지 육가공기업 득비엣푸드를 인수하면서 냉장, 냉동식품으로 영역을 넓혔다.
베트남은 대상 동남아시아시장 매출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다. 임 사장은 베트남을 동남아시아시장의 거점으로 키울 계획을 세워뒀다.
대상과 박항서 감독의 광고계약은 2020년 3월까지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