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9-12-05 16: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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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2020년 미국 공략의 선봉에 세울 차들은 무엇일까?
올해 대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등 ‘덩치 큰 차'로 ‘V자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면 내년에는 SUV 라인업 강화뿐 아니라 첨단 안전·편의사양으로 무장한 ‘똑똑한 세단’으로 매출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자동차 콘셉트카 '비전T'.
5일 현대차와 기아차에 따르면 내년에도 두 회사가 미국에서 신차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주력 차량의 상품성 강화모델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미국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데 크게 기여한 SUV는 라인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에서는 준중형SUV 투싼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다. 국내 출시가 2020년 초로 예정된 만큼 2분기 이후 미국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LA오토쇼에서 투싼급 준중형SUV의 하이브리드 모델 콘셉트카를 선보였는데 4세대 투싼에 이러한 새로운 디자인철학이 대거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싼의 완전변경모델 투입이 기대되는 이유는 투싼이 현대차 미국 법인의 효자모델이기 때문이다.
투싼은 미국에서 1~11월에 12만6157대 판매됐다. 현대차가 미국에 내놓은 11개 모델 가운데 판매량이 두 번째로 많다. 2017년만 해도 아반떼(미국명 엘란트라)와 싼타페에 이어 판매량 3위였지만 지난해 싼타페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투싼 판매량은 올해 조금 정체된 상황이지만 그동안 꾸준히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완전변경모델 출시가 판매 확대를 견인할 가능성이 있다.
기아차에서는 쏘렌토와 카니발의 완전변경모델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모두 하반기에 미국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쏘렌토는 기아차를 대표하는 중형SUV다. 텔루라이드 출시 이전만 하더라도 플래그십(기함) SUV 자리를 꿰차고 있었으며 판매량도 쏘울의 뒤를 이은 2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미국 자동차시장 조사기관 켈리블루북이 쏘렌토와 경쟁모델 쉐보레의 블레이저를 놓고 “두 모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덜 비싸고도 더 넓은 화물공간과 더 긴 보증기간을 제공하는 쏘렌토를 최종 추천한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높은 상품 경쟁력도 지니고 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친환경모델로도 출시된다는 점에서 쏘렌토 완전변경모델은 기아차의 내년 판매 확대에 크게 기여할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도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SUV GV80, 뒤를 이어 준중형SUV GV70 등의 내년 미국 투입 가능성도 높다.
▲ 기아자동차 '3세대 K5'.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입지 확대를 위해 ‘똑똑한 세단’도 준비하고 있다.
세단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으로 공통된 흐름이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런 흐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 모빌리티’, 즉 최첨단 사양을 갖춘 차량이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미국 세단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먼저 투입될 가능성이 높은 차량은 기아차의 K5(미국이름은 옵티마)다. 한국에 곧 출시하는 점을 놓고 볼 때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 미국 출시가 유력해 보인다.
기아차의 3세대 K5는 이미 미국의 여러 자동차 전문매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카앤드라이버는 “K5가 중형세단의 스타일 기준을 높였다”며 “흥미로운 LED헤드램프와 특별한 질감의 그릴이 눈길을 끈다”고 평가했으며 모터1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디자인이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봤다.
디자인적 진보뿐 아니라 직관적 음성인식 차량 제어기술 탑재, 기아차 최초의 공기청정시스템 적용, 원격 스마트주차 보조 기능 등 다양한 편의사양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아차는 기대한다.
현대차는 ‘스마트모빌리티 디바이스’라고 정의한 8세대 쏘나타로 세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데 아반떼의 완전변경모델로 승부를 건다.
아반떼는 수년 동안 현대차의 미국 판매 모델 가운데 1위를 모델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6세대 아반떼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이 ‘삼각떼(삼각형과 아반떼를 합한 말)’라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별명으로 불리고 있지만 완전변경을 통해 다시 명예를 회복할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